[원더풀 시니어] (170) 하루살이의 일생에서 인생을 배우자
[원더풀 시니어] (170) 하루살이의 일생에서 인생을 배우자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6.14 21: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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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전 10시경 하루살이 아들이 소꼬리에 맞아 죽는 사고가 일어났다.하루살이 가족들이 모여서 장례식을 치렀다. 하루살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아깝다, 젊은 나이에 죽다니...." 오후 3시경 또 가족 하나가 잠자리에 잡혀서 먹혀버린 사고가 났다. 하루살이 가족들은 모여서 추도를 했다. "운이 없어서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그러나 해가 지자 남은 하루살이들도 모두 죽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오전에 죽은 하루살이와 오후에 죽은 하루살이 그리고 천수를 누리고 저녁 때 죽은 하루살이의 삶이 차이가 없어 보이고, 먼저 죽은 하루살이를 추모하는 짓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영원한 시간을 관리하는 신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70~ 80년의 삶도 하루살이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들이 그 짧은 시간에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고 심지어는 저주를 하기도 하고 속이는 짓들을 한다면 우리가 보기에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하루 종일 행복하게 살다가 가야 할 텐데 욕망에 얽매어 그 짧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바보같이 산다고 말이다.

아는 선배가 카톡으로 보내준 글을 간추려서 옮겨 보았다.

인생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나이 45억년에 비교하면 인간의 수명이야말로 찰나에 찰나일 뿐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간들의 욕망과 사랑, 증오와 같은 삶이 얼마나 황당하고 가당치 않은 일인가?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을 맡아서 34년이라는 세월을 주말마다 우리를 웃기고 울려 주던 송해 선생이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났다. 항상 웃음가득하고 건장하던 모습의 그가 하룻밤 사이에 우리 곁을 훌쩍 떠나 버린 것이다. 결국 떠날 때는 말없이 훌쩍 떠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래서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노년의 삶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항상 죽음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만큼 살았으니 당장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삶을 가볍게 보는 태도 역시 문제다. 노년엔 누구나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이다. 열심히 병마와 싸우면서 한편으로 죽을 준비도 하면서 떠날 때는 추하게 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삶은 어떤 길을 택하고 어떻게 걸어갈지 오로지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며 살아야 하는 자기 인생이다. 노후엔 젊은 시절의 용맹과 기백도 내려놓아야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도 부드러워져야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야말로 정말 소중한 것이다. 남은 시간을 온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정신적 육체적 노력 없이는 안 된다. 그래서 노년의 시간은 두렵고 잔혹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 집착은 보이지 않는 일종의 병이다. 자신과 관계있는 사회 망을 통한 모든 일에 너무 애착을 갖지 말자. 애착은 우리를 권력과 돈의 유혹에 빠지게 하고 그 힘을 주위에 과시하려 하면서 추한 노년의 모습으로 만든다. 오래 살게 되면 자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비움’과 ‘내려놓기’를 실천하자. 주변의 사람도, 재물도, 의욕도, 어느 틈엔가 자신도 모르게 떠나간다. 이것이 인생의 숙명이다. 조금씩 비우다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세상을 뜨는 게 인생이다. 사람답게 살고(wellaging), 사람답게 늙고(wellbeing), 사람답게 죽는(welldying) 삶이 되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