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68) 입이 최대의 무기다
[원더풀 시니어] (168) 입이 최대의 무기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6.0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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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왕이 불치병에 걸렸는데 의사의 말에 새끼 낳은 암 사자의 젖을 먹어야 된다기에 암사자의 젖을 구해오는 자에게는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어준다고 했다. 그런데 갓 낳은 새끼를 지키려는 암사자는 매우 예민해 있어서 가까이 오는 사람은 무조건 물어 죽인다. 한 젊은이가 새끼 낳은 암사자에게 양고기를 주면서 다가갔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여 천신만고 끝에 암사자를 안심시킨 다음 사자의 젖을 얻고 임금께 가져가려하자 지금까지 힘을 모았던 젊은이의 손과 발, 그리고 눈과 입이 서로 자기 공이라고 다투기 시작한다. 눈은 내가 암사자 있는 곳을 발견했다. 발은 내 덕분에 암사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 손은 내가 젖을 가져왔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입이 내가 큰상을 받아야한다고 말하자 눈, 발, 손이 너야말로 아무것도 한 일이 없지 않느냐고 화를 낸다.

우여곡절 끝에 젊은이가 임금님께 젖을 가지고 갔는데 젊은이의 입이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한다. ‘왕이시여 여기 개의 젖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으로 병을 낫게 할 것입니다.’ 임금은 ‘암사자의 젖 대신 개의 젖이라니 이놈을 당장 처형하라!’ 이 말에 눈, 손, 발이 벌벌 떨면서 입에게 ‘제발 부탁이니 진실을 말 해줘’ 그래 입이 제일 중요하지 그러니 상은 모두 내가 받을 거야. 눈, 손, 발은 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간추려 옮겨 보았다.

마음이 생각으로 굳어지고 생각을 바깥으로 표출시키는 도구가 말이다. 따라서 말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나타내어 주는 것이다. 일생동안 수없이 많은 말을 하며 사는 우리 인생살이에서 기분 좋고, 맑고 밝은 희망의 말로 서로 환한 미소 짓고 좋은 인연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까.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극단적인 말, 귀에 거슬리는 말보다는 고운 말, 아름다운 말, 희망을 심어주는 말을 먼저 생각해 보자.

말은 일방통행이 될 수도 없다. 내가 어떻게 상대방에게 말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진다. 어떤 대화든 그 상황에 따라 결과도 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살다보면 할 말 못할 말도 있다. 들어서 기분 좋은 말, 기분 나쁜 말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다는 속담처럼 칼보다 더 무서운 말이 있는가 하면 남에게 눈물 주고, 실망 주고, 상처 주는 불신의 말, 절망의 말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쓰는 말에 의해 성공도 실패도 있으며, 좋은 인연 또는 악연도 될 수 있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하거나 남처럼 살 수 있게도 만든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라면 뒤에서도 하지말자.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칭찬에 발이 있다면 험담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으며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된다고도 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실수도, 잘못도, 싫은 말도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성이 있기에 언제든지 마음먹기에 따라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 듣기 힘들고 화가 나도 말하기 전에 조금만 참고 차분한 마음으로 생각해보고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남도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상황에 맞춰 대화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수록된 글 가운데 ‘침묵의 의미’가 있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말은 오해를 동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일상의 대화가 자꾸만 거칠고 천박하고 야비해져가는 현상은 그만큼 내면이 불안한 증거라고 했으니 침묵과 언어 구사의 좋은 교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