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둑방길 양귀비 꽃축제
함안 악양둑방길 양귀비 꽃축제
  • 김영조 기자
  • 승인 2022.05.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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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내리 123 일대에서 양귀비 꽃축제가 5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남강변 2.5km에 이르는 넓은 평원에 수없이 많은 양귀비와 수레국화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주차장에서 차에 내려 걸어가면 먼저 수레국화가 마중 인사를 한다.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레국화 김영조 기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레국화 김영조 기자

이를 지나면 금방 눈이 휘둥그레진다.

양귀비 꽃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다.

그런데 실은 여기 있는 꽃은 양귀비 꽃이 아니고 개양귀비 꽃이다.

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있는 것으로서 일반인의 재배가 금지된다.

양귀비 열매 표면에 상처를 내서 나오는 즙이 아편과 헤로인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양귀비의 소지 및 재배를 금지한다.

개양귀비는 꽃양귀비라고도 하며 마약 성분이 없는 것으로서 이곳과 같이 관상용으로 재배를 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 보면 양귀비는 줄기에 털이 없고 매끈하지만 개양귀비는 털이 보송보송 나 있다.

양귀비 꽃이 한없이 피어 있다 김영조 기자
양귀비 꽃이 한없이 피어 있다 김영조 기자

꽃이 아닌 실존 인물로서 양귀비는 당나라 6대 황제 현종의 후궁을 가리킨다.

그녀의 본명은 양옥환이다.

처음에는 현종의 아들인 수왕 이모의 비가 되었다.

현종의 비인 무혜비가 죽자 현종이 며느리인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하여 후궁으로 삼고자 했다.

주위의 이목이 두려웠던 현종은 일단 그녀를 도교로 입문시킨 뒤 후궁으로 발탁했다.

도가에서는 일단 입문을 하면 그 이전에 있었던 속세의 일들은 다 지워지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대신 아들 수왕에게는 위씨 성을 가진 다른 여인과 재혼하도록 주선하였다.

그녀의 미혹에 빠진 현종은 정사를 소홀히 하여 결국 안록산의 난을 초래하여 나라를 위태롭게 하였다.

성난 군중들과 호위병들의 압력에 못 이겨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자살하게 만들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라 했다.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권세는 10년을 가지 못한다.

서시, 왕소군, 초선과 함께 중국 4대 미녀인 그녀도 허망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

양귀비꽃만큼 아름다워 양귀비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나 경국지색이요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양귀비 김영조 기자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양귀비 김영조 기자

이와 반대로 개양귀비는 초나라 항우의 애첩인 우미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초나라가 유방이 이끄는 한나라군에 포위되어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 빠졌을 때 항우는 우미인의 이름을 부르며 상황을 한탄하는 시를 읊었다.

항우는 겨우 탈출했지만 우미인은 그를 위한 노래를 부르고 자결하여 최후를 맞이하였다.

그녀의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 개양귀비이다.

양귀비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여 나라를 망치게 하는 꽃이 되었고 개양귀비는 순애보의 정수를 보여주는 꽃이 되었다.

두 가지 꽃은 다 같이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극과 극을 이룬다

석양과 함께 왕귀비의 아름다움도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영조 기자
석양과 함께 왕귀비의 아름다움도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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