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한의학을 통한 건강관리
[건강칼럼] 한의학을 통한 건강관리
  • 시니어每日
  • 승인 2022.02.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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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최고의 의사는 성인(聖人), 상공(上工), 상의(上醫), 진인(眞人) 이라 하여 치미병(治未病: 병들기 전에 치료한다는 뜻)하는 사람들로 질병을 예방하여 누구도 병들지 않게 하는 의사을 말한다. 물론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의사라면 이러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최근 의료가 크게 발전하여 과거에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이 치료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질병은 치료가 안 되고 사회, 경제 제도의 문제나 한계, 환경오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 등에 인해 전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생겨나고 암, 심혈관 질환, 당뇨, 고혈압, 만성 호흡기 질환, 치매, 신장질환 등의 대표적 만성질환들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고 있다.

한의학에서의 최종목표는 이러한 환자들을 죽지 않게 하여 오래 생존하게 하는 것으로 질병 치료와 동시에 정신, 정서, 영적 차원 등을 치료해야 하는 전인의학(holistic medicine)적 접근이다. 다들 건강이란 병이 없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의학의 대상이 건강과 질병만 있었던 때는 맞는 말이지만 현재는 건강, 건강허약, 질병으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반만 정답이다.

서양의학은 건강의 정의를 정상적인 신체 상태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질환이나 고통이 없고 완전하여 신체의 각 부분이 고유한 생리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했는데, 모든 부속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계처럼 신체의 각 부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여긴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몸과 정신의 통일, 사람과 사회, 자연의 조화 및 상응, 그리고 기혈(氣血)의 정상적인 순환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정의하였는데, 이외에도 인체가 적정(積精: 정을 쌓는 것), 양기(養氣) 및 운기(運氣)(기를 강화하여 운행시키는 것), 전신(全神: 완전한 정신력)으로 정기신(精氣神)의 기능이 완전한 상태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건강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면, 첫째 무지하지 않아야 한다. 무지는 건강과 질병 예방에 최대의 적으로, 지식은 공포의 해독제이지만 건강을 위한 해독제이기도 하다.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무엇이 좋고 해로운지 알고 있으면 좀 더 조심하고 노력하게 된다.

둘째 꾸준한 실천과 실행을 해야 한다. 건강관리는 치료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병이 난 뒤의 치료는 의학적 조치인 수술, 약물 복용 등으로 가능하지만 건강 유지는 간단히, 쉽게, 빠르게 할 수 없다. 장기간의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영국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바른 생활습관과 건강의 관계를 수십 년 동안 연구했는데 끝까지 한 사람은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당연히 끝까지 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건강 수준이 매우 높았다 동기가 확실하고 자신의 병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가진 환자들이 병을 더 잘 극복하고 더 빨리 건강을 회복했다. 건강을 이루는데 공짜는 없는 법이다. 기왕 하는 것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공자 말씀에도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게 더 좋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게 낫다고 하였다.

셋째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 나의 건강관리나 유지는 주변 사람과 큰 관련이 있는데, 에이즈, 결핵, 독감, 최근의 코로나19처럼 아주 강력한 감염질환과 만성 질환인 고혈압, 비만, 당뇨 등도 전염성이 있다.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심리적 감염병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친구가 비만이면 내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57% 증가하고 형제가 비만인 경우는 내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40% 증가한다. 이외에도 연세대 연구팀이 강화도 거주 노인 814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남성노인은 고민을 나눌 친구가 많으면 고혈압 확률이 3/4으로 줄어 들었으며, 여성 노인은 잘 아는 친목집단 소속일 때 고혈압의 관리가능성이 1.72배 높아졌다고 한다. 좋은 친구가 보약인 셈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각자 독립적으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는 집단 생명체이고 유기체, 생명적 존재이다. 각자의 건강이 주변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뜻이니 특히 오래 살고 싶거나 건강하려면 친구를 사귀거나 친한 이웃을 여럿 두는 게 좋다.

넷째 건강에 좋은 것을 골고루, 가능한 많이 해라. 질병 치료는 병에 가장 효과적인 한 가지 방법을 꾸준히 하면 되지만, 건강관리는 오장육부의 기능이나 다양한 혈액, 소변 지표가 정상 범위여야 하고 행동, 정신, 정서, 심리, 영적으로도 문제가 없도록 자신에게 알맞은 다양한 방법들로 관리하여야 한다.

다섯째 건강을 위한 습관과 노력은 가능한 일찍 시작한다. 노년기 건강은 30대에 결정되는데 갑자기, 쉽게, 간단히 얻어지지 않는다. 대체로 젊을 때는 모든 신체 기능이 정상이어서 미래를 위해 건강을 관리하는 게 매우 어렵다. 또래 친구나 동료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금연, 금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쉽지 않고 본인의 의지도 약하지만 주변의 여건도 건강관리에 좋은 조건이 아니다. 평생 동안 큰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려면 하루라도 일찍 건강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

이재욱 약전골목홍익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