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워커 반환부지 100년의 벽 허물고, '금단의 땅' 시민 품으로
캠프워커 반환부지 100년의 벽 허물고, '금단의 땅' 시민 품으로
  • 정양자 기자
  • 승인 2021.12.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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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반환 기념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
대구 대표도서관, 대구평화공원, 3차 순환도로 건설

대구시는 캠프워커 부지 반환 기념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를 12월 10일(금) 오전 11시에 개최했다. 100년간 시민이 밟지 못했던 캠프워커 반환부지 담장을 시민의 힘으로 허물었다

시민과 기관 단체장 등이 밧줄을 쥐고 당기는 모습 대구시 제공
시민과 기관 단체장 등이 밧줄을 쥐고 당기는 순간. 
대구시 제공

행사에서는 '금단의 땅'으로 닫혀있던 공간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로 시민과 담장에 연결된 줄을 당겨 100년의 벽을 허물었다. 

이날 행사는 지역주민을 비롯한 권영진 대구시장, 조재구 남구청장, 브라이언 P. 쇼혼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관, 시민 대표 차태봉 미군헬기 소음피해 대책위원장 그리고 대구시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00년의 벽이 허물어지고, 밧줄을 쥐고 있는 시민과 기관 단체장. 대구시 제공
100년의 벽이 허물어지고, 밧줄을 쥐고 있는 시민과 기관 단체장들.
대구시 제공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카운트 다운 종료와 함께 담장에 연결된 밧줄을 힘껏 잡아당김과 동시에 요란한 폭죽 소리에 맞추어 100년 동안 침묵하던 장벽이 뿌연 먼지 뱉으며 허물어져 내리고, 이어 참석자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와 함께 '금단의 땅'을 밟을 수 있는 기쁨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주민도 있었다. 

캠프워커 반환 부지는 1921년 일본군 경비행장으로 조성된 이후 국군 비행장으로 사용했으며, 1959년부터 미군 활주로 사용되었다. 이렇듯 줄곧 군사시설로 활용돼 시민의 출입이 금지되어 왔다.

대구시는 해당 부지를 남부권 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국방부 및 주한미군과 적극적으로 협상해 2020년 12월 반환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뤘다.

100년 동안 금단의 땅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무너지고,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시민들. 대구시 남구의회제공
100년 동안 금단의 땅을 가로막고 있던 벽을 허물고, 서성이는 시민들.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국방부는 부지반환 합의 이후 대구시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철저한 환경정화를 위한 추가 정밀조사를 했으며, 최근 정확한 오염량을 다시 산출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완료했다. 앞으로 본격적인 환경정화작업이 2023년 1월 완료될 예정이다.

기념사를 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기념사를 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대구시는 반환 부지에 대구 대표도서관, 대구평화공원 및 3차 순환도로 등을 신속하게 건설해 남부권 발전의 핵심 거점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환부지 66,884㎡ 중 헬기장 부지 28,967㎡에는 대구 대표도서관이 조성되고, 2024년 1월 준공될 계획이다. 대구평화공원과 지하 공영주차장도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대구도서관은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14,957㎡ 사업비 694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대구평화공원은 면적 58,050㎡ 사업비 48.8억 원 지하 공영주차장은 주차 규모는 286대 지하 2층 연면적 12,647㎡, 사업비 168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기념사를 하는 브라이언 P. 쇼혼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관.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기념사를 하는 브라이언 P. 쇼혼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관.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반환 부지 중 동편 활주로 부지 37,917㎡에는 대구시 3차 순환도로 설계가 완료되었고, 부지환경정화 후 착공해 2024년 개통될 예정이다. 논의가 진행 중인 서편 3차 순환도로는 폭 40m 길이 700m, 사업비 60억 원 예산이 예산 소요될 전망이다. 

3차 순환도로 전체 25.2km 중 단절구간으로 남아있는 ‘캠프워커 서편도로 600m’는 47보급소 9,400㎡와 함께 국방부와 기부대양여사업으로 반환을 추진 중이다. 오는 12월 말경 합의각서가 체결되면 온전한 순환도로 개통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담장을 시민과 함께 허물어 본 부지가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온전하게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해당 부지에 대표도서관 등 건설을 본격 추진해 남부권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서대구 역세권 개발과 함께 대구시 전체 도시공간이 균형 발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기념사를 하는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기념사를 하는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대구시 남구의회 제공

조재구 남구청장은 "미군이 주둔하는 동안 주민들은 제대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  "이번 부지 반환을 계기로 3차 순환도로가 개통하는 순간 남구도 더욱 발전하리라 믿는다."라며 "담장 허물기 행사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활력 주게 되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차태봉 미군헬기 소음피해 대책위원장은 "헬기 이착륙 때마다 귀가 먹먹하고 심장이 뛰어 20년동안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 그 오랜 세월이 끝났다"라며 앞으로 정치권이 더욱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100년 벽 허물기' 행사가 끝나고 늦은 시간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