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음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
(57) 음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3.2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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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어느 날 신하들을 모아놓고 요사이 왠지 모르게 힘이 없고 매사에 의욕이 없으니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 묻는다.

말뜻을 알아차린 이조 판서가 퇴청해서 강원 목사를 불러 임금님이 요사이 기가 허하다고 하시니 해구신(海狗腎) 두 개만 구해 오라고 명령 한다. 강원 목사는 강릉 부사를 불러서 앞에서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해구신 3개를 구해 오라고 명을 내리고 강릉부사는 다시 속초 현감을 불러 해구신 4개를 구해오라 하고 속초 현감은 마을의 어부를 불러 해구신 5개를 구해 오도록 명한다.

어부는 어디 가서 수놈 물개 다섯 마리를 잡을 수 있겠나 걱정이지만 임금님의 명을 거역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엄동설한에 수놈 물개 한 마리도 아닌 다섯 마리를 잡기는 도저히 불가능이라 결국 생병을 얻어서 앓아 눕게 된다. 이웃 친구가 그 사정을 알고 이왕 죽을 바에야 차라리 개의 생식기가 비슷할 테니 다섯 개를 구해서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 하고 제안한다. 어부는 어차피 죽을 몸 친구 말 대로 한번 해 보자는 생각에 개의 생식기 다섯 개를 구해서 한 개는 금박지 나머지 네 개는 은박지에 싸서 속초 현감에게 금박지 것이 진짜이고 은박지 것은 가짜라면서 바친다.

현감이 살펴보니 그놈이 그놈이라 금박지 것은 자기가 먹고 은박지 것 한 개는 금박지에 나머지 세 개는 은박지에 싸서 강릉 부사에게 바친다.

강릉부사 역시 같은 방법으로 강원 목사에게, 강원목사는 이조 판서에게 금박지와 은박지에 싼 것 각 한 개씩 바치니 이조판서는 금박지의 것은 자기가 먹고 은박지의 것 하나를 금박지로 바꿔 싸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님이 그것을 먹고 다행히 차츰 원기를 회복하게 되어 후한 상을 내릴 생각으로 그 어부를 불러오게 한다.

죽을 상이 된 어부가 임금님 앞에 나아가니 뜻밖에도 후한 대접에 상금으로 비단을 내린다. 어부는 비단 한 짐을 지고 덩실 덩실 춤을 추며 산 고개를 올라 멀리 궁궐을 바라보면서 ‘개 O도 모르는 게 임금한다고’ 하며 크게 웃었다는 재미로 만든 이야기지만 뭔가 시사점은 있다.

이제 생활이 윤택해지고 오래 살기를 원하게 되니 몸에 좋다면 뭐든 하는 세상이다. 특히 약에 대해 사람들은 지나치게 관심이 많아졌다. 한때는 발효액이 몸에 좋다고 개똥쑥, 엉겅퀴. 개복숭아, 오미자, 매실 등 설탕을 버무려 숙성 액 만들기가 유형이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의학박사의 몸 안에 효소가 많으면 오래 산다는 것이 오해요, 발효액의 설탕은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는 것이 아니라 외형이 변할 뿐이란 말 한마디에 하루아침 효소액이 자취를 감춰 버린다.

건강에 관한 한 간사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현대인들이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예로부터 잘 알려진 인삼, 공진단, 백수오등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보약들이 엄청나게 비싼 고가의 상품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 만들어진 우리 고유의 비빔밥을 한번 보자. 주위의 산과 들에서 약초가 되는 채소와 산나물들을 참기름과 들기름에 버무려 맛을 내는 온갖 영양소가 포함된 어쩌면 말 그대로 보약이다. 그래서 최근 세계 각 곳에서 우리나라 비빔밥이 연구 대상이라 들었다. 결국 보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찾아 헤매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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