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다문 입을 벌리자! 흰색, 붉은색, 노란색의 꽃물이 뚝뚝 떨어진다.
봄볕이 나뭇가지에 머문 지도 꽤나 여러 날이다. 훈풍은 오늘일까? 내일일까? 애타게 기다리던 하늘은 일찌감치 높아서 공간을 열었다. 등쌀에 못이기는 척 겨울을 오롯이 갈무리하여 앙다문 입을 벌리자 흰색, 붉은색, 노란색의 꽃물이 뚝뚝 떨어진다.
생강나무도 산수유도 앞 다투어 봄을 맞고 미선나무라 뒤질까 싶어 꼽사리로 합세, 수명다래나무도 얼른 경쟁에 뛰어든다. 흡사 육상경기 중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헐떡이는 계주를 보는 듯하다. 머잖아 산벚나무와 앵두나무, 털복숭아도 합세할 것이고 산야는 봄꽃들의 예쁜 몸짓에 몸살을 앓을 것이다.
몸이 진정 아름다운 것은 온갖 갖가지의 꽃이 있고 연두색 물감을 푼 듯 싱그러운 새싹들의 향연이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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