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매도 연두색 열매를 조랑조랑 달아서 여름 뙤약볕을 기다리는 모습 볼 만하다.
목단 꽃잎에 방울방울 맺힌 이슬이 접사렌즈 속에서 모양새가 환상적이다.
얼마 전 대구 도동서원에서 만개했다가 슬며시 스러져간 목단꽃이 어느새 안동 도산서원에 이르러 한창 만개해 있다. 도산서원은 도동서원에 비해 북쪽이고 낙동강 상류인 탓에 기온이 낮다보니 개화 시기도 약 일주일 정도 늦는가 보다.
5월 3일(일) 도산서원을 찾았을 때는 건조한 날씨를 일시에 해소시키는 봄비가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 잎이 넓고 커다란 목단꽃은 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꽃잎을 축축 늘어뜨리고 있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감출수가 없다.
“어머나 목단꽃이네! 예쁘기도 해라!” 알고 왔건, 모르고 왔건 간에 탐방객들은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내지른다. 붉은 목단꽃잎에 방울방울 맺힌 이슬 또한 접사렌즈로 들여다보니 그 모양새가 환상적이다.
사군자 수묵화에서 당연지사 목단꽃도 빼놓을 수가 없다. 집 안에 걸어두면 재물과 명예를 가져다준다는 믿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부귀화’란 별칭답게 뭇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꽃이기도 하다.
계단 양 옆으로 흐드러지다보니 꽃이 예쁜가? 내가 예쁜가? 저마다 꽃 속에 묻혀서 인증 샷을 남긴다. 어떤 사람은 “아무래도 큰 카메라를 든 사람이 났겠지?” 소곤거리다간 은근슬쩍 휴대폰을 건네곤 수줍은 듯 꽃 속에 묻힌다. 서원의 앞뜰과 건물 사이사이로 때늦은 철쭉이 빨갛게 손님을 맞고 보니 흡사 꽃 대궐에 든 기분이다. 도산서당 앞 도산매도 이에 뒤질세라 연두색 열매를 조랑조랑 달아서 여름 뙤약볕을 기다리는 모습이 볼 만하다.
유물을 전시중인 옥진각이 공사 중이라 관람이 중지된 게 흠이라면 흠, 앞으로 며칠간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 같다.
입장료는 대인 1천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