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위기 극복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55) 위기 극복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3.09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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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한 농장의 입구에 도달했다. 스승이 농장 한가운데 있는 낡은 집 문을 두드리자 세 아이를 둔 부부가 나온다. 온 가족은 누더기 차림이었다. “이곳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가십니까?” 하고 묻자 집 주인은 “우리에게는 매일 몇 리터의 우유를 만들어 주는 젖소 한 마리가 있습니다. 그 우유 일부는 팔거나 바꾸어서 다른 먹거리도 준비하고 버터, 치즈도 만들어 먹고 삽니다.”

스승이 집주인의 대답을 듣고 돌아가는 길에 제자에게 말했다. “저 집 젖소를 절벽으로 떠밀어 버려라” 제자는 깜짝 놀라며 “젖소는 그 집의 생계수단인데요.” 그러나 스승은 아무 말이 없다. 제자는 스승의 명이라 거역할 수 없어서 주인 몰래 그대로 시행하였다.

몇 년 세월이 지난 뒤 제자가 다시 그 농장엘 찾아가 보았다. 놀랍게도 그곳은 아름답게 변해 있었다. 제자는 농장 주인에게 어떻게 농장을 훌륭하게 변화 시켰는지 물어 보았다. 집주인의 말인 즉 "우리에겐 5식구의 생계가 달린 젖소 한 마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절벽에 떨어져 죽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전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농장에 채소를 심고 새로운 묘목도 심고, 옥수수 농사도 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 결과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생활이 달라졌습니다."

인터넷으로 떠도는 이야기를 옮겨보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이 난리다. 아침 뉴스에서 감염자 7천 명을 넘겨 103개국이 우리나라와 빗장을 걸고 문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자국민의 생명과 건강보호에 어떤 고려도 있을 수 없다는 가혹한 국제 인심을 누가 야속하다 나무랄 수 있겠는가. 대구와 경북의 감염자가 6천 명을 넘겨 우리나라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니 경북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망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50명이나 되는 사망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노약자들이요 노인복지시설이 집단 감염으로 인한 코호트 격리를 당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유일한 방패막이 마스크를 구하는 데도 5부제로 신분증 지참에 요일 확인의 이상한 제도가 등장했다. 학교는 개학이 언제 될 지 기약도 없다. 주일의 교회도 문을 닫아야 하고 사람 모이는 모든 집회는 중지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과 싸우는 지금이지만 아직도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

때는 벌써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이건만 ‘춘래불사춘’이라 마음은 더욱 움츠러들고 세월은 봄꽃을 감상할 여유마저 앗아가 버린 지금이다. 그래도 며칠 전 임관식을 앞당겨서 대구로 달려가는 간호장교들을 보았다. 전국 각처에서 대구 경북을 향해 모여드는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각지에서 전달되는 성금과 물품들도 보았다.

지금은 비록 도시와 마을이 동면을 하듯 조용하지만 그래도 대구 경북은 건재하다. 타지에 나가 살고 있는 자식들의 부름에도 걱정 말라며 조용한 거절이다. 비록 대구 경북이 봉쇄를 당한다 해도 말없이 스스로 자기 몸을 가두고 품격을 지키는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이다. 사람들의 인격은 위기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려운 때 참고 견디는 대구와 경북인의 저력을 끝까지 보여주자. 우리에겐 뚝배기 같은 친근감과 끈끈한 정(情)이 있다. 인내와 협조만이 모두가 사는 길임을 우리는 안다.

미국의 시인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 한 구절을 여기 옮겨본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