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나이가 없다... 서영갑 보디빌더
근육은 나이가 없다... 서영갑 보디빌더
  • 이철락 기자
  • 승인 2020.03.05 16:4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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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보디빌딩 시작으로 20년째 건강한 삶 유지
걷기 자체가 생활이자, 생활 자체가 걷기이다.

5일 오전 8시, “근육은 나이가 없다. 서영갑입니다.”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자 들려오는 음성이다.

5일 자택에서 서영갑(80) 전 교장이 환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 규모 최고령 보디빌더로서의 관록이 묻어나는 그는 근육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철락 기자
5일 자택에서 서영갑(85) 전 교장이 환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 규모 최고령 보디빌더로서의 관록이 묻어나는 그는 근육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철락 기자

 

대구는 지금 아파도 병원조차 제대로 못 가는 두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병실 수보다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워낙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이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육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전염병 퇴치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서영갑(85·대구 수성) 전 교장을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쩌렁쩌렁한 목소리, 왕성한 기억력, 활발한 움직임으로 취재에 협조했다. 대구에서만 확진자가 4,300명이 넘고 25명의 사망자를 내는 상황이라 서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대화를 나누어야 했다.

그가 포즈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거울에 비친 다.  이철락 기자
그가 포즈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이철락 기자

 

-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노익장으로서 대구 시민에게 용기 부여가 되는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보디빌딩 3대 요소(운동, 영양, 휴식)를 갖춘 근육 운동을 부지런히 할 것을 권장한다. 근육 운동은 면역력을 길러줌으로써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 고령임에도 아직 보디빌더로서 활동하고 계십니까?

▶3월 말 ‘미스터 대구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5월 이후로 연기되었다. 예년처럼 올해도 각 구청장배, 대구시장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대회 등에 현역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근육은 나이가 없다”라고 하며 올해도 각종 대회에 현역으로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최고령 보디빌더 서영갑 교장.  이철락 기자
“근육은 나이가 없다”라고 하며 올해도 각종 대회에 현역으로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최고령 보디빌더 서영갑 교장. 1987년 자택 지하에 헬스장을 설치하고 사모님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철락 기자

 

- 하루 몇 시간 정도 운동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운동을 팍팍하게 하는 것보다 즐기면서 하는 편이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매일 하는 편인데, 외출하면 시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걷는다. 자동차를 없애고 바른 자세로 걷는데, 각 발목에 2kg씩의 모래주머니를 착용한다. 이렇게 하면 다리 운동뿐만 아니라 척추까지 좋아진다. 그러나 근육 운동은 2~3일에 한 번, 1시간 이하로 한다. 젊은 시절 하루 3~4시간 동안 근육 운동을 할 때도 2~3일씩의 근육 휴식을 했다. 중량 운동(웨이트트레이닝)은 매일 하는 게 아니다.

- 외출은 어떤 일로 하며 얼마나 자주 걷는지 듣고 싶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자주 하지 않지만, 평소 동문, 친목 모임이나 보디빌딩 대회 출전 등 개인적인 일로 주 2~3회 정도 외출한다. 문화재 지킴이와 어린이집에서의 전통예절교육 등의 봉사활동도 한다. ‘근육은 나이가 없다’라는 주제로 공군부대,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체육과학연구원 등에서 초청 특강도 했었다.

- 보디빌딩을 하게 된 연유를 알고 싶습니다.

▶35년 전, 50세 무렵 대구 시내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서의 수업과 3학년 담임을 오래 맡고 있었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격무로 늘 무릎과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주요 원인이 근육량 감소일 것으로 추정하고 3kg짜리 아령 한 쌍을 사서 철봉 운동, 운동장 달리기 등과 함께 시작했다. 아령을 2년쯤 하고 나자 몸에서 근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근육 운동을 하고부터 무릎과 허리 통증이 사라지고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 평소 하루 수면 시간을 이야기해 주실 수 있습니까?

▶저녁 8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어 새벽 6시에 기상하지만, 눈은 4시에 뜬다. EBS 영어를 청취한 후 기상하기 때문이다. 하루 7시간 정도로 숙면을 하는데, 잠이 오지 않아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잠이 오지 않아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일 새벽 4시에 눈을 떠 EBS 영어를 청취한 후 6시에 기상한다고 한다. 거실의 트로피에는 대한체육회장 명의로 ‘2018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보디빌딩 최고령상’이라고 적혀 있다. 이철락 기자
그는 잠이 오지 않아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일 새벽 4시에 눈을 떠 EBS 영어를 청취한 후 6시에 기상한다고 한다. 거실의 트로피에는 대한체육회장 명의로 ‘2018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보디빌딩 최고령상’이라고 적혀 있다. 이철락 기자

 

- 보디빌딩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을 것 같습니다.

▶ 1999년 8월 퇴직하자마자 헬스클럽에 처음 등록했다. 10월 말에 대구시민회관에서 대구광역시장배 대회가 있었는데, 당시 64세의 나이로 참가하고 싶었지만 노년부도 없었다. 게다가 클럽 관장이 몸을 만져보고, 찔러보기도 하더니 배가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두 달 동안 배 넣기, 근육 단련하기, 지방 빼기, 포즈 취하기 등을 하루 4시간씩 1주일에 2~3번 정도 지도를 받으며 집중적으로 훈련해서 참가했다. 50세 이상에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중년부에 처음 출전하여 1위를 했다.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1999년 64세의 나이로 대구광역시장배 대회에 처음 참가하여 받은 1위 트로피. 그는 당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고 한다. 20년이 지나면서 밝은 황금색이던 것이 어둡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철락 기자
1999년 64세의 나이로 대구광역시장배 대회에 처음 참가하여 받은 1위 트로피. 그는 당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고 한다. 20년이 지나면서 밝은 황금색이던 것이 어둡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철락 기자

 

- 그 밖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165cm의 키에 70kg을 유지하는데, 2년에 한 번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서 과체중이 나왔다. 그때 의사가 “선생님은 몸에 지방이 없고 근육량이 많아서 생긴 과체중이므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라고 해서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 헬스 이외에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하루 3끼 별다른 특식은 없고 야채, 제철 과일을 통한 육체 건강과 책 읽기와 같은 정신 건강을 병행하여 관리한다. 일기는 40년째 매일 쓰고 있다.

- 부인과 4살 차이로 알고 있는데 헬스를 같이 하는지 궁금합니다.

▶ 1987년 우리 집 지하실에 헬스장을 차려 놓은 이래 함께 이용하지만, 아내는 81세의 나이에 무리하지 않고 걷기와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 정도로 한다.

- 부인께서 평소 하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1999년 첫 대회에 출전할 때 “노인이 그런 데 왜 나가느냐! 노인네가 옷을 훌렁 다 벗고 민망하지도 않으냐?”라고 만류했지만, 나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요즘은 잘 협조하고 있다. -허허 웃음.

-고향은 어느 곳이며, 어린 시절을 보낸 이야기에 대하여도 듣고 싶습니다. 그때도 좋아하던 운동이 있었습니까?

▶현 주소지가 있는 대구 수성구 만촌동이다. 그 당시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못 먹던 시절이었다. 해방될 때 10세였고, 6·25전쟁 때 15세였다. 워낙 큰 고생이라 10세 전후였던 당시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만촌동 집에서 범어동 동도초등학교까지 왕복 20리(8km)를 걸어 다녔다. 게다가 당시 만촌동은 농촌이어서 하교 후에는 부모님의 논·밭 일을 거들어야 했다.

- 1999년도에 교장 선생님으로 은퇴하셨는데, 교육계에서 봉사하던 시절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입학했을 때 고3 담임으로서 큰 보람이었다.

- 보디빌딩으로 상도 많이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현재까지 받은 트로피와 메달이 100개가 넘는다며 겸손해한다.

각종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와 메달이 벽에 빼곡하다.  이철락 기자
각종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와 메달이 벽에 빼곡하다. 이철락 기자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전국 최고령 보디빌딩 선수상을 두 번 수상했다. 명성을 얻어서 각종 TV와 신문 등에 대담하고 출연도 자주 한다. 지난 1월에도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두 차례 출연했다.

 

-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고 모이는 경로당 등의 시설은 이용하는지요?

▶갈 시간이 없다.

- 마지막으로 마무리 말씀을 해 주십시오.

▶ 정기적인 국가건강검진 외에,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아직 없다. 나이에 적절한 근육 운동을 평소 해두면 면역력이 키워져 각종 노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근육은 나이가 없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운동하면 근육이 새로 생기고 이것이 면역력을 키워주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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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송 2020-03-10 20:08:34
우와~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저도 올해 명퇴를 하였는데 지금부터 건강관리를 시작해도 늦지않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동도초등학교 선배님이셔서 더욱 반갑고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많으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상현(강민) 2020-03-07 13:39:12
티비에도 자주 나온신 분이신데 대단한 분이시지요....저 연세에 저 근육질은 아무나 못나들지요.,.....

인서울 2020-03-06 13:46:48
내 나이 64세.
저런 근육이 부럽다. 점점 게을러지는 생활에서 목표와 의욕이 있어야할텐데. . .

웁스 2020-03-06 12:28:23
연세도 연세시지만.
운동을 시작하신것도 늦으셨는데.. 더욱 놀랍네요.
정말 늦다는건 없나봐요

상산초옹 2020-03-06 11:47:46
대단하시고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