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분도 누룽지는 보약입니다" 김광남 대표
"오분도 누룽지는 보약입니다" 김광남 대표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02.18 1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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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를 걸고 '김광남 오분도 누룽지' 창업
쌀눈과 쌀겨로 영양분 덩어리인 오분도 누룽지
덤으로 받은 여생을 이웃과 공유 하고파
김광남 대표가 누룽지를 직접 배송하고 있다. 유무근 기자 
김광남 대표가 누룽지를 직접 배송하고 있다. 유무근 기자 

 

누룽지 요법으로 제2의 인생을 산다는 김광남(78) '오분도 누룽지'(대구 중구 남산동) 대표는 일흔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의 건강 비법은 소식(小食), 다수(多水), 조기(早起)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 3시 경에 기상한다. 특별한 유고가 없으면 대구 팔공산 갓바위까지 매주 2, 3회의 산행을 생활화하여 음성과 눈빛에서 건강미가 넘친다. 일과를 분주하게 보내는 그를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다.

- 누룽지로 건강을 되찾고 누룽지 전도사가 되었다는데요?

▶2005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장기간 입원 치료와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였다. 퇴원 후 나만의 누룽지 조리 방식으로 식단을 조절한 결과 2년 만에 지병인 변비와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병원에서 처방한 당뇨약 등을 끊을 수 있었다. 지인들에게도 누룽지 성공 사례담을 들려주면서 누룽지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누룽지는 보약이다. 주원료인 벼는 신이 인간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벼를 찧어서 15일이 지나면 산화되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으면 쌀의 영양분이 줄어든다.

- '김광남 오분도 누룽지'의 설립 배경과 생산 과정을 말씀해주십시오.

▶누룽지로 건강을 되찾고 그 효능에 매료되어 이를 지인과 주변에 권유하며 덤으로 받은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소규모이지만, 누룽지 체험자들의 권유로 2010년 나의 이름을 건 상호에 신용을 걸고 생산공장을 설립하였다. 초창기에는 누룽지가 맛이 나지 않고 딱딱하여 몇 해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누룽지를 만들고 남는 밥들은 1식 3찬에 2천 원으로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3년째에는 기술을 완전히 터득하였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첫째로 품질에 승부를 걸어야 했다. 

▶오분도 누룽지를 10일분 생산할 만큼만 원료인 벼를 구매하여 바로 도정한다. 오분도로 찧어서 밥을 짓고 220℃로 가열하여 누룽지 제품을 만든 다음, 250g씩 투명 비닐 팩에 담는다. 공정 과정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여 3명의 직원과 함께 일한다. 3~4인용인 250g 한 팩에 가격은 5천 원이다.

오분도로 찧고 여러 공정을 거친 누룽지가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다. 유무근 기자

 

-자사 제품의 장점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 제품은 10일분만 찧어 반복 생산하기에 재고가 별로 없다. 장점은 벼를 찧어 작업에 바로 들어간다는 것과 살아 있는 ‘자담 효소 수(水)’의 사용에 있다. 효소 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분자이므로 효소 수 기(氣)에서 나온 물로 정수하여 밥을 짓고 찌기도 한다. 우리만의 기술이기도 하지만, 발효의 영향을 받아 누룽지의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확연히 다르다. 근원이 되는 물이 좋아야 제품의 효능도 좋을 수 있다.

▶벼는 아무리 오래 저장해두어도 싹이 나온다. 벼에서 현미나 백미를 찧는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되므로 현미를 납품받아서 5분도 내지는 7분도로 찧어 오랜 기간 판매하는 곳은 영양분이 의심스럽다. 도정한 날짜와 저장 기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벼를 찧어 기한을 준수하면 밥맛도 우수하고, 옳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적은 양이지만, 우리 누룽지 제품이 외국으로도 나간다. 중국, 베트남, 미국 등지에서 교포들이 주문한 곳으로 납품하고 있다. LA 교포 한 분은 우리 제품의 맛과 효능이 탁월하다며 현지 지점 신설을 심도 있게 제의하기도 한다. 또, 하나로마트와 부녀회 등에서 납품 타진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생산 규모가 협소하고 더는 욕심이라는 생각에 거절한 적도 있다. 공장을 확장하면 번창이 눈에 보이는 듯하겠지만, 덤으로 받은 보은여생(報恩餘生)의 범주 안에서 일하고 싶다.

- 좌우명 같은 생활신조가 있으신가요?

▶좌우명은 '정직하면 기필코 승리한다'이며, '욕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살자'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아들 삼 형제는 미국과 서울에 살고 있다.

누룽지에는 섬유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위장과 장 건강에 도움이 되며, 씹어먹으면 턱관절과 두뇌 발달에도 좋다고 한다. 숭늉으로 먹으면 속이 차가운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 대표가 좋은 누룽지가 생산되기까지의 공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유무근 기자

 

-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누룽지 즉석 자동화 기계'의 설계를 완성해 2023년까지 국내에 보급할 계획이다. 지역의 남산1동 동장께서 우리 공장을 마을 기업으로 운영하자고 제의한 적도 있었다. 대구 중구청(청장 류규하)에서도 마을 기업에 참가 시켜 사회적 기업을 운운하기도 했으나, 대표자의 나이 관계로 정부 지원 부분에 한계가 있어 보류되기도 했다. 오분도 누룽지와 반자동화 기계를 모든 가정에 싸게 보급하는 것이 덤으로 살아온 삶에 대한 보은이라고 생각한다.

포부를 말하는 김 대표의 눈빛을 보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