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가을 호수
추석 명절 이튿날, 대구 봉무공원 단산지 오전의 이른 시간에도 산보를 나온 가족들이 꽤 많다.
차례를 지내고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노부부와 자녀들, 손자 손녀들의 "꺄르륵", 웃음 소리가 가을 호수에 메아리친다.
희고 곱상한 맨발들이 수줍게 빠져 나오더니 이내 촉촉이 젖은 둑길과 녹음 짙은 오솔길을 흥겹게 나아간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보트에 매달린 아가씨는 가는 여름이 못내 아쉬워 팽팽히 줄을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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