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밭
겨울 연밭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4.01.31 0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뒷미리 수변공원의 겨울
얼음 위 연밥. 박미정 기자
얼음 위 연밥. 박미정 기자

 

철지난 겨울연못엔 그을린 연밥 하나가

댕그라니 수심(愁心)에 떨고

자식들 다 키워 내보낸 어머닌

휑한 시골집 마루에 홀로앉아 계시네.

그새 여름은 갔네.

녹색치마 곱게 입은 연낭자는

긴 목에 고왔던 미모

세월 속에 다 묻히고

식은 밥 한 그릇 이고서

딸집 찾아가네.

색 바래 헤진 치맛자락은

물아래 잠기고

풀풀한 머릿결에 까칠한 손등은

밥 한 그릇 이고 갈 그 기력조차 잃으시어

허리 꺾어 등에 업으셨네.

세월이 앗아간 뒤끝은

그 누구하나 보는 이가 없어라!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네.

구멍 뚫린 연밥처럼

어머니의 허한 가슴엔

겨울바람만 쓸어 안기는데

아, 나는 오늘도

그 한줄기 바람만도 못하여라.

(연밥, 조일규)

뒷미지 수변공원의 겨울. 박미정 기자
뒷미지 수변공원의 겨울. 박미정 기자
겨울 연이 추위를 견디고 있다. 박미정 기자
겨울 연이 추위를 견디고 있다. 박미정 기자

 

29일 뒷미지 수변공원, 겨울도 아름답다. 뒷미지 공원은 경북 성주군 초전면 뒷미 마을에 있는 농업용 저수지에 자생하는 연꽃을 황용하여 조성한 수변공원이다. 2016년 뒷미 마을의 저수지였던 후산지에 형성된 자생 연꽃 군락지의 활용과 지역 역량 강화 사업 및 환경 개선을 위하여 수변 공원으로 조성했다. 

수변공원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박미정 기자
수변공원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