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의 봄
연해주의 봄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4.01.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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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명예교수회 소포럼, 22일 오전 11시, ‘동시베리아, 극동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한국(고려인) 과의 관계’, 박찬석 명예교수

 

월요일부터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영향으로 북극 온도가 올라가면서 북극권을 둘러싸고 있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이다. 오전 11시의 명예교수회 소포럼에 가는데 오랜만에 귀가 시리다.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달라진 북한 정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과 주변 강대국들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 이에 지리학을 전공한 박찬석 명예교수가 ‘동시베리아, 극동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한국(고려인) 과의 관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질의 토론 시간을 가졌다.

포럼 장소인 교수회 회의실을 들어서니 연사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정교수, 요즈음 무슨 운동 합니까?”

“예, 걷고 숨 쉬고 합니다.”

무심코 응대하니 좌중이 금방 웃음바다가 됐다.

박찬석 교수와는 테니스 동호인으로 전국대회에서 같이 활약하기도 했다. 테니스와 배드민턴처럼 사회성이 있는 운동이 걷기와 조깅 같은 나홀로 운동에 비해 장수 효과가 크다는 연구가 오늘 조간신문에 게재됐다.

연사는 북간도(北間島)와 연해주(沿海州)에 관한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설명하고 19세기부터 한반도에서 이주한 고려인 사회를 현장감 있게 소개하면서 풍부한 에너지와 삼림 자원의 활용을 위해 북방 외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학 총장과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찬석 명예교수는 ‘세계 지리 산책’, ‘러시아와 그 이웃 나라들’, ‘사막, 석유, 테러, 이슬람의 나라들’을 저술했으며 2003년도부터 지역민을 대상으로 무료강의를 해오고 있다.

막간에 김상걸 교수회 의장이 대구 지역의 고속도로망을 개선해서 교류와 소통을 원활히 하고 유휴지를 활용하자는 자신의 지론을 피력했다. 외과학 교수인 그는 인체의 혈류와 건강과의 관계를 인용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명예교수회에서 마련한 따뜻한 돌솥밥에 담소를 나누고 ‘얼어붙은 땅 연해주에도 봄이 오겠지.’ 하는 바램을 안고 돌아가는 길은 그다지 춥지만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