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다한 일들...
못 다한 일들...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3.12.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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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은 겸손으로 아집은 경청으로
비우고 버리고 변하는 자세가 필요

2주를 남기고 떠날 채비를 마친 올해도 허공같은 외로움이 묻어나고 찬바람과 함께 낙엽도 예년보다 많이 쌓인 것 같다.

지난 시간의 호불호를 떠나 본능적으로 돌아보는 인간의 심리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비우지 못해 실천 못한 일들이 제법 보인다.

물 흐르듯 살다 불 꺼지듯 가는 생을 순리라 한다면 비움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전체 분위기는 어둡기만 하다.

연초에 다짐했던 거창한 계획의 결과는 고집과 아집의 폐해로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변화를 거부한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고집이 자기주장을 굳게 버티는 거라면 아집은 자기중심적 집착으로 융통성과 배려가 없으니 남은 것은 교만뿐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욕심이라는 걸림돌이 앞에 있음에도 느끼지 못하고 세상 탓만 하는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

‘편견은 내가 남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교만은 남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 는 당연한 말이 새삼스럽게 들린다.

한해의 마무리에 누구나 이유와 사연이 있겠지만 지금은 솔직한 고백만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는 12월뿐이다.

생사고락을 같이한 계묘년은 일출로 인사한 것뿐인데 무슨 대역죄라도 되는 듯 원망하지만 이 또한 어리석은 소인배 태도다.

스폰지가 조용히 물을 흡수하듯 무겁게 반성하고 새해에는 진일보한 전진으로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각오를 다져야겠다.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가까운 장래에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오는데 정작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가 있기는 한 것인지   해가 서산에 걸려있어 마음이 조급해진다.

과거의 경험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나 자신은 변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드름 피운다고 성숙한 것이 아니듯이 겉 모습에 너무 치중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어지럽고 불편한 세상이지만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새해가 ‘비움은 채움의 시작’ 임을 알고 출발하면 좋을 것 같다.

한해를 지켜준 계묘년에 감사하고 새 손님 갑진년은 모두에게 풍성한 기운으로 기쁨과 함께 보살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