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디자인] 시니어가 원하는 노후 주거
[100세 인생 디자인] 시니어가 원하는 노후 주거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10.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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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명 모여 생활 재밌을 것 “시니어공동체 어떨까”
청년 함께하면 더 활기 있어, 시내 빈집 활용도 아이디어
"건강할 때 노후 주거 결정하고파"
유성자(왼쪽부터) 자치운영위원장, 심재순 스마트폰 강사, 김정웅 평통 청도군협의회장, 박영자 시니어매일 기자. 강지윤 기자
유성자(왼쪽부터) 자치운영위원장, 심재순 스마트폰 강사, 김정웅 평통 청도군협의회장, 박영자 시니어매일 기자. 강지윤 기자

실버타운이 액티브 시니어의 노후 또 다른 보금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건강이 염려되어 혼자 사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지금까지 70대 이후 여생을 보낼 곳을 찾아 입주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만 60세 이상이면 실버타운에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젊은 시니어의 관심도 뜨거운 모양새다. 시니어들이 원하는 노후 주거는 어떤 것일까? 대구중구노인복지관 유성자 자치운영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정웅 청도군협의회장, 심재순 스타트폰 강사, 박영자 시니어매일 기자와 함께 노후 주거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에 대한 생각은?

“요양원, 요양병원은 등급판정을 받거나 아파야 들어가는 곳이다. 지금 시니어세대는 100세를 살아야 한다. 건강하게 활동하면서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다 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곳이 실버타운이다.(유성자)”

“일본은 단카이세대(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라 하여 우리보다 10여 년 전에 이미 경험했다. 그들 역시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성향은 우리와 비슷하다. 고령자주택이나 실버타운 같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여생을 즐기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단카이세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김정웅)”

“건강할 때 다 정리하고 실버타운으로 가고 싶다. 실버타운이라 해서 그나마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서울과 경기, 인천에 모여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억대에 이르는 입주보증금이며 수백만 원 하는 월 생활비도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들다. 경제적 부담도 줄이며, 즐겁게 노후를 보낼 새로운 주거 형태가 필요하다.(심재순)”

“난 공동체 생활을 선호한다. 나이 들어 오갈 데 없이 멍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은 생각만 해도 힘들다. 고급 실버타운이 아닌 우리 동네 빈집을 개조해서 3~5명씩 함께 생활하면 재미있지 않겠나. 먹을거리도 장만해서 나누고, 나이 들었다고 뒷방 늙은이 행세하지 않고 재능기부도 하고 살아간다면 좋을 것 같다.(박영자)”

-공동체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이 있다면

“사실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면 부딪칠 일이 많을 것 같다.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고 풀어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이전에 시니어와 청년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오히려 청년들과 함께한다면 더 활기차고 즐거운 공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유성자)”

“시내 빈집을 활용해서 작은 시니어공동체를 만드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런 소망을 현실화하는 데에는 세밀한 계획과 지자체, 정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시니어세대도 무조건 도움을 받기보다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해야 한다. 오랫동안 호스피스 봉사를 하며 암 환자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같이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시니어들이 책 읽어주기, 마술, 악기 연주 등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시니어들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시니어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활동반경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김정웅)”

“공동주택에는 기본적인 것만 갖추어 놓으면 생활하면서 시니어들의 손길로 화단 가꾸기, 작은 화분 나누기, 마을 꾸미기 등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이 기회에 단독주택, 빌라 등 시내 중심가의 처치 곤란한 빈집을 활용하는 세부적 계획을 정부에서 마련해주면 좋겠다.(박영자)”

“만약 공동주택이 마을 곳곳에 형성된다면 사우나와 작은 도서관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삶을 마감하고 즐겁게 장례까지 치를 수 있는 그런 문화와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한다. 누구나 가벼운 주머니로도 친구, 동료와 활기차게 공동생활을 하고 생을 마무리한다면 기꺼이 입주하지 않겠는가?(심재순)”

“우린 스스로를 ‘노인’이라 여기지 않는 세대다. 기존의 노인에 대한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노인문화, 노인 주거를 위해 시니어의 소리를 귀담아들어 주었으면 좋겠다.(유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