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편의와 이용자편의
행정편의와 이용자편의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3.09.10 07: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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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의 사례

요즘 파크골프가 시니어들에게 대세가 되었다. 입소문으로, 또는 친구의 권유로 너도나도 입문한다.  일반골프를 치던 이들도 하나둘 파크골프로 전환한다.
동호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낮에는 어느 파크골프장이나 대기 공이 스무 개씩 얹혀 있다. 

강변구장(대구시협회 관리)
오전에는 7시에 개장하여 12시까지, 오후에는 13시에 개장하여 18시까지 운영한다. 다른 구장은 새벽에도 문을 열어 잠이 없는 시니어들이 즐겨 이용한다.

강변구장도 새벽 시간에 개장하면  자연스레 낮시간 이용자들이 분산되어 덜 기다리고 칠 수 있을 것이다. 관리 통제를 위한 근무자의 근무시간 문제라면 탄력근무제로 운영할 수는 없을까?

모든 파크골프장이 월요일은 잔디보호를 이유로 휴장한다. 사실 잔디는 봄철 새싹날 때와 겨울철 동면기에 보호가 필요하다. 생장이 왕성한 여름에는 보호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빨리 자라서 수시로 깎아줘야 한다. 월요일마다 휴장을 할 게 아니라 더 많이 밟아줘야 한다. 정히 휴장을 한다면 휴장일에 웃자란 잔디를 깎는 게 타당할 것이다. 그날은 뭘하고 있다가 평일 낮, 안 그래도 복잡한데 한 코스씩 출입을 통제한 채 잔디를 깎는다고 법석이다.

■다사구장(달성군협회, 달성군시설관리공단 관리)
세천교 다리 아래 주차장이 있다. 비포장길인데 비가 오면 많은 차량 통행으로 길이 여기저기 움푹 패여 물이 고여있다. 운행도 불편할 뿐아니라 흙탕물이 튀어 차도 더럽혀진다. 자칫 사고의 위험도 우려된다. 잔 자갈 반 트럭만 실어다 팬 곳을 메꾸면 해결될 문제인데 관리자에게 건의하니 군청 담당자에게 민원을 넣으란다.

A코스 3번홀은 코스가 약간 굽어있어 네 명중 한두 명의 공은 좌측으로 벗어나 다음홀에서 대기중인 경기자들을 위협한다. 마땅히 안전망 설치가 필요하다들 걱정한다. 근무자에게 얘기하니 군청 담당관에게 민원 넣으라는 같은 대답이다. 홀짝제 출입만 통제할 게 아니라, 자기소관이 아니고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미룰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보고하여 문제점을 개선할 수는 없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미승인 파크골프장 폐쇄 및 원상복구 조치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뒷북 행정처리로 잘 활용해오던 여러 곳의 파크골프장이 폐쇄 조치를 받았다. 원상복구하라 하여 설치물이 철거되었다. 그 곳을 이용하던 수많은 동호인은 갈 곳이 없어졌다. 사람들이 고심끝에 겨우 기본 설치물의 구색만 갖춘 채 전전긍긍하며 눈치껏 이용하고 있다. 
폐쇄 명령의 주된 사유는 해당 지역 지자체가 승인을 득하지 않고 설치 또는 확장했다는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설치 또는 확장할 당시 몰랐다면 직무유기다. 어차피 기존시설이 승인조건에 맞게 보완된다면 승인해야 할 것이다. 이제껏 문제없이 이용해 왔다면 자기 책임 면피용으로 막무가내 철거를 명할 게 아니라 부적합 사항 충족을 요구하고 조건부 가사용 조치를 함이 국가 경제적으로나 사용자 편의측면에서 타당할 것이다.

정치권도 이런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기존 파크골프장 시설은 승인조건 충족시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 법령이라도 발의해야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들의 억지 주장 대처
소수 환경운동가들이 억지주장을 늘어놓으며 생떼를 쓴다. 신문에서 겨우 열세 명이 현수막과 구호를 쓴 조잡한 종이를 들고 기자회견한 사진을 보았다. 행정관서는 일방적인 그들의 억지 주장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언론기관도 편향적인 보도를 하지 말고 다른 전문가와 동호인의 의견도 함께 포함해서 보도해야 할 것이다. 도룡뇽 보호를 외치며 단식투쟁으로 엄청난 국고손실을 초래한 지눌스님의 예를 보지 않았는가.

공치기에 바쁜 동호인들은 희귀 동식물을 훼손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 잡초 제거를 위해 농약을 치지도 않는다. 시구군협회는 각 소속 클럽에 한 홀씩 관리 구역을 배정해서 동호인들이 수시로 잡초를 뽑고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300여 개의 파크골프장이 있고 20만 명의 동호인이 있다. 이 운동의 발상지인 일본에는 전국에 1,400여 개의 파크골프장이 있고 400만 동호인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우리보다 환경문제를 등한시해서 그렇게 많은 파크골프장을 운영할까.

'원님 덕에 나팔분다.' '쥐꼬리만한 권력만 있어도 쥐고 흔든다'는 권력의 속성을 간파한 옛말이 있다. 모름지기 공직자라면 탁상에서 행정편의로만 군림할 게 아니라 국민의 공복답게 주인이며 이용자인 국민의 편의를 우선하면서 업무에 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회에서 국민의 대표라고 호통치는 의원들도 정쟁만 일삼을 게 아니라 뽑아준 지역민의 애로 해결과 혈세낭비 방지를 위해 우선 입법할 게 무엇인지 헤아려 봐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