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도 다자녀인 시대
2명도 다자녀인 시대
  • 최성규 기자
  • 승인 2023.08.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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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내년부터 두 자녀도 다자녀가정으로 인정 지원
수혜 가구 2만 가구에서 13만 가구로 늘어나

대구시는 내년부터 다자녀가정의 기준을 세 자녀 이상에서 두 자녀 이상으로 변경한다. 따라서 다자녀가정에 지원하던 각종 혜택도 두 자녀 가정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다자녀가정 기준 완화로 수혜를 보는 가구가 2만 가구에서 13만 가구로 6.5배 늘어난다.

다자녀가정에는 대구의료원과 공영주차장 및 문화 체육시설 이용료가 20~50% 감면된다. 다자녀 우대 ‘아이조아카드’로는 300여 개 가맹점에서 5~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입학하는 둘째 자녀에게는 30만 원이 지급된다.

1955~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 한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가정마다 본격적으로 자녀를 생산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는 작은 시골 동네에도 또래 아이들이 넘쳐났다. 12남매를 낳았다고 자랑하는 어머니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8남매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아들 하나 낳으려고 많은 딸을 낳은 가정도 쉽게 볼 수 있었다. 10남매 가정이라도 아들이 하나면 군대도 안 보냈다. 그래도 군대 자원은 모자람이 없었다. 아들 못 낳는다고 구박받았던 며느리들도 많았다. 딸 낳았다고 미역국도 안 끓여주던 시어머니도 있었다. 이들 딸의 차별도 심했던 시대였다.

베이비부머로 인하여 너무 빨리 인구가 늘어나자,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다. 1980년대에는 ‘아들딸 구분 말고 하나 낳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가 등장했다. 그때부터 대부분 가정에서 2명 이상 낳지 않았다. 바로 그 정책의 주역이 되었던 부모들이 바로 베이비부머다. 베이비부머가 자라서 어머니 아버지가 되었다.

2023년, 바야흐로 베이비부머의 3세들이 출생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의 베이비부머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말이다. 거기다가 아들이든 딸이든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딸을 더 선호하는 가정도 많다. 무자녀 가정도 속속 등장한다. 따라서 손주를 안아 보지도 못하는 베이비부머들도 있다.

자연스럽게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없어진다는 섬뜩한 통계도 나온다. 만약에 1970~1980년대에 산아제한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한국의 인구는 지금보다 훨씬 많아졌겠지.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의 저출산 문제도 그리 심각하게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50년 전에는 산아제한을 하면서까지 출생률을 줄였는데, 이제 출산을 권유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그야말로 경천동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당국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시의 발 빠른 다자녀 정책은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더 많은 출산 장려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2명만 낳으면 다자녀의 어머니라고 칭송받는 시대가 왔다. ‘아들딸 구분 말고 2명씩 낳자.’ 이제 이런 표어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양손에 하나씩 잡고 시내를 활보하는 다자녀 어머니들에게 축복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