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③숨겨야 할 노인본색
[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③숨겨야 할 노인본색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3.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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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카톡”오늘도 나의 휴대폰은 각종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알람 소리로 분주하다. 이번 알쓸신잡의 내용은 많은 분들이 카톡으로 전해준‘나이들면서 지켜야 할 마음가짐, 노년 수칙’들을 정리해서 옮겨 본다.

소설가 박완서 씨는 노년에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이처럼 점차 늘어나는 수명은 건강한 삶의 연장이 아닌 질병과 멍에의 삶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노인에 대하여 젊은 사람들이 가지는 인상은 추레하다는 것이다. 정확히 입으로 말하는 사람은 적으나 노인이 외면을 당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름다움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청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눈으로 자기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여 단정한 모습으로 좋은 인상을 주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즉, ‘청결한 느낌, 단정한 몸가짐, 적당한 멋의 감각’이야말로 타인에게 자기의 마음이나 몸을 젊게 보이며 젊은 사람으로부터 경의와 존경 그리고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숨겨야 할 노인본색 8가지

주변 사람들에게서 나이 든 사람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자신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노인 취급을 받는 이유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전 연세대의료원장 김일순 박사는 이것을 ‘숨겨야 할 노인본색(老人本色) 8가지’라 했다. “첫째,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화난 듯 무표정해진다. 둘째, 모든 것이 못마땅해지면서, 불만이 많아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 셋째,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낸다. 넷째, 나이가 들면 경로를 당연시 받아들여, 감사하다는 말에 인색해진다. 다섯째, 노화로 피부 대사가 불완전해져서 몸에서 냄새가 난다. 여섯째, 시력이 나빠져서 청결 상태를 확인하기 힘들어 주위가 지저분해진다. 일곱째, 나이가 들면서 밝고 화려한 색깔을 기피하게 됨으로, 옷 색깔이 칙칙해진다. 여덟째, 운동을 하지 않아 척추가 굳어져서,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노년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더욱더 챙겨야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몸은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노년기를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숙년인생 십계명

나이 들어 추레하지 않고 대접받는 일곱 가지 비결에다 3가지를 더한 ‘숙년(熟年)인생 십계명’이 있다. “①정리정돈, 몸과 집안과 환경을 깨끗이 하라. 누적된 생활습관과 잡다한 용품들을 과감히 정리하자. ②몸치장, 몸치장을 단정히 하자. 체력단련과 목욕은 일과로 하자. 깔끔한 옷은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남긴다. ③대외 활동, 움직여라. 움직이지 않으면 몸도 마음도 쇠퇴하게 된다. 새로운 만남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아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④언어 절제, 입은 닫을수록 좋고 지갑은 열수록 환영받는다. 말하기보다 잘 듣고, 논평보다는 덕담을 하자. ⑤자기 몫, 돈이든 일이든 제 몫을 다하자. 돈과 인심은 먼저 쓰는 것이 존경과 환영을 받는다. ⑥포기와 체념, 걱정하지 말자. 세상만사가 내 뜻대로 안 되는 것, 속 끓이지 않는 게 여생을 편안케 한다. ⑦평생 학습, 배우는 데는 나이가 없다. 새 지식, 새 정보를 제때에 섭취하지 못하면 낙오가 된다. ⑧낭만과 취미, 늘 꿈을 꾸고 사랑하며 감흥과 희망을 가지고 살면 늙어도 청춘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⑨봉사, 이제 남을 위해 베풀며 살자. 내가 먼저 베푸는 것이 복을 짓는 길이다. ⑩허심 겸손, 욕심을 버리면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밝게 보인다.”

노년에는 그만큼 스스로 더 노력하고 자기 품위와 역할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에 자립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잘 늙어가기 위한 기술 6가지

같은 나이라도 활력 넘치는 노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항상 아프고 기운 없는 노인이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약 916만 명에 이르고, 그중 약 20% 이상이 독거노인이다. 특히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2020)에 의하면, 독거노인 중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일상생활이 더 어렵다고 나타났다. 자살율도 높다. 반면, 여성 노인은 남성 노인보다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못하여 생존 기간의 삶의 질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 후반으로 가는 여정에서 챙겨야 할 ‘잘 늙어가는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눕거나 앉는 시간을 줄여 근육 지키기. 둘째, 새로운 지식으로 뇌 자극하기. 셋째,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관계 맺기. 넷째, 마음의 변화 이해, 가족과 감정 공유하기. 다섯째, 피할 수 없는 건 받아들이기. 여섯째, 보청기, 안경, 의치 등 적극 사용하기” 6가지를 들 수 있다.

100세 시대다. 사회도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 노년의 삶도 과거와는 달리 무척이나 길어졌다. 젊은 노인도 많아지고 있다. 행복한 노년을 위하여 노인본색을 잘 관리하고, 건강하고 매력 있게 노년을 보내는 자세와 기술이 필요하다.

 

김창규(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행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