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덕담 한마디
설날 덕담 한마디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1.19 10: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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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눈높이에 맞는 덕담(德談)을….
하늘의 아내에게 편지를 띄우는 박남규 옹(광주 풍암체육공원). KBS
하늘의 아내에게 편지를 띄우는 박남규 옹(광주 풍암공원). KBS

여든네 살 박남규 할아버지는 오늘도 하늘나라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드론에 띄운다. 뇌종양과 치매를 앓던 아내는 십여 년 전 세상을 떠났다. 오랜 병구완 끝에 “전생에 무슨 악연으로….”하는 말 한마디를 잘못해서 매일 참회의 편지를 써서 하늘나라에 보낸다.

정신과 의사이며 인기 작가인 김혜남 씨는 마흔을 넘어서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던 중 모친에게 들은 “꼬라지….” 하는 말 한마디가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고 한다.

부모와 형제, 심지어 부부 사이라도 해서 안 되는 말이 있다. 약점을 건드리고 상처를 입히는 말은 서로가 하지 않아야 한다. 오죽하면 동서양을 통틀어서 ‘말이 없는 것이 어떤 말보다 낫다’ 하는 금언(金言)이 생겼을까?

그러나 할아버지가 오늘까지 건강하게 드론을 날리고, 파킨슨병을 앓는 작가가 책을 내게 된 것도 모진 말 한마디 덕분이 아니었을까?

노인은 참회하는 심정으로 일기를 쓰고 작가는 날마다 굳어가는 몸을 추슬러 글을 써 왔기에, 오늘 드론을 띄우고, 책을 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북풍한설(北風寒雪)에 매화꽃이 핀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명절은 꼬박꼬박 빠짐없이 다가온다.

2023년 설날은 1월 22일 일요일이어서 24일(화)이 대체공휴일이 되므로 나흘 연휴가 된다. 혼잡한 귀성(歸省)과 귀경(歸京)길에다가 집안 제사를 모시고 어른들에게 세배 다녀야 하는 직장인들은 몸이 열 개라도 빠듯하다.

설날 세뱃돈 못지않게 덕담(德談)도 중요하다.

진학, 취업, 결혼과 출산 등 젊은 세대들에게 당면한 문제도 약(藥)보다 독(毒)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을 위해 제각기 눈높이에 맞는 덕담을 준비하는데 여느 때보다 더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