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기막힌 '석산'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기막힌 '석산'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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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수 없는 사랑의 꽃
이룰수 없는 사랑의 꽃 '석산'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경산의 남매지호수공원을 거닐다가 보건소 뒤편에서 화려하면서도 가냘픈 꽃이 나의 눈길을 잡아당겼다. 서로 간에 눈을 맞추고 확인한 결과 처음 듣는 이름 ‘석산’이었다.

꽃말은 기대, 순결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이며 이명(異名)이 존재하는데, 지역에 따라 사인화(死人花), 장례화(葬禮花), 유령화(幽靈花), 지옥화(地獄花)라고도 한다.

경산보건소 화단에 심겨져 있는 석산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석산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서 꽃무릇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기대, 순결한 사랑이란 말도 있지만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꽃이라 하여 꽃말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절에서 흔히 심고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비늘줄기는 넓은 타원 모양이고 지름이 2.5∼3.5 cm이며 겉껍질이 검은 색이다. 꽃은 9∼10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잎이 없는 비늘줄기에서 나온 길이 30∼50 cm의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총포는 길이 2∼3 cm의 줄 모양 또는 피침 모양이고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며, 작은 꽃자루는 길이가 6∼15 mm이다. 화피 조각은 6개이고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이며 뒤로 말리고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주름이 있다. 수술은 6개이며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꽃 '석산'  사진 여관구 기자.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이 잎은 길이가 30∼40 cm이고 다음해 봄에 시든다. 이와같이 석산은 꽃과 잎이 만나지를 못하는 꽃이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인후 또는 편도선이 붓거나 림프절염·종기·악창에 효과가 있고, 복막염과 흉막염에 구토제로 사용하며 치루와 자궁 탈수에 물을 넣고 달여서 환부를 닦는다. 또한 비늘줄기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성분을 함유하여 독성이 있지만 이것을 제거하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

석산꽃이 잎을 만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사찰에서 많이 길렀다고 하며, 석산으로부터 얻은 녹말로 풀을 쑤어 탱화를 그리는 데 활용했다고 전한다.

한방에서 약재로 활용한다고 하나, 독성이 있어 모르고 섭취하였을 경우 오심과 설사가 발생하며 심하면 중추신경의 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죽음과 관련된 많은 이명(異名)이 존재하는데, 지역에 따라 사인화(死人花), 장례화(葬禮花), 유령화(幽靈花), 지옥화(地獄花) 등으로도 불린다. 일본에서는 주로 피안화(彼岸花)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