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에서 서쪽으로 2km 남짓 떨어진 대구 한복판에는 그리 크지 않는 토성이 하나 있다. 사적 제62호 달성(達城)이다. 성곽의 높이는 4m 내외, 둘레는 약 1.3km로 외적을 막기 위한 성 치고는 아담한 편이다. 삼국사기에 신라시대 때 축조했다는 기록이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청동기시대부터 구릉에 성을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제가 민족정신을 짓밟기 위해 신사(神社)로 사용한 아픔도 있다. 1966년 일제 잔재를 없앤 뒤 1969년 달성공원을 조성, 이듬해 동물원을 설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구 비산 2,3동 달성토성마을은 리어카 하나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굴곡진 달성의 역사와 함께 주민들의 애환이 녹아든 이 골목이 요즘 핫한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주민과 행정기관이 힘을 모아 '골목길 따라 추억길 따라'란 슬로건을 걸고 투어 길을 꾸몄다.
달성토성마을은 달성 남쪽 끝자락에서 시작된다. 서쪽 성곽을 따라 북쪽 방향으로 꼬불꼬불 난 길로 '인동촌먹자골목'까지 이어진다. 골목과 골목 사이에는 숨은 정원과 온실, 공방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달성토성마을은 2016년 부터 골목축제를 열고 있다. 이곳 골목정원은 지난해 산림청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 동상, 문체부 지역문화 대표브랜드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대구시와 중구는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을 연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토성 내 동물원은 2023년 조성 예정인 대구 대공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