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물〕 윤석준 대구유림회장
〔뉴스 인물〕 윤석준 대구유림회장
  • 권오섭
  • 승인 2021.09.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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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正道), 화합(和合), 존중(尊重), 수기치인(修己治人), 대동세계(大同世界) 구현 목표
알찬 프로그램으로 시민,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사랑받는 유림회로
명절제례 간소화 시대적 요청 당연히 시행
상대방 배려, 소통이 선진시민의식
대구유림회 윤석준 회장. 이원선 기자
대구유림회 윤석준 회장. 이원선 기자

윤석준(尹碩晙·80) 제2대 (사)대구유림회(大邱儒林會)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인 지난 5월 취임하여 대구유림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유림의 실질적인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 회장은 "대구유림회의 목표인 정도(正道), 화합(和合), 존중(尊重)을 바탕으로 공부자(孔夫子)의 가르침인 수기치인(修己治人) 대동세계(大同世界) 구현을 목표로 새로운 유교 체제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다.

본지는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대구유림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 윤 회장의 포부와 함께 대구유림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어떠신지요?

▶어려운 시기에 대구유림회를 맡아 부회장, 원로위원, 자문위원, 운영위원 등의 모든 조직을 구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 조금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대구유림회를 중책을 맡으신 남다른 계기가 있으신지요?

▶성균관 수석부관장을 맡고 있어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사양했습니다. 본회 부회장들이 두세 차례 제의를 해서 더 이상 거절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또한 전국 234개 향교 모두가 성균관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유림발전을 위하여 상호(相互)화합하는데, 대구향교만 유일하게 오랫동안 성균관과 서먹서먹한 관계로 지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연결고리라 생각하여 수락하게 된 부분도 있습니다.

-대구유림회가 도약할 시점이라고 취임사에서 밝히셨는데 방안은 무엇인지요?

▶대구유림회는 지난 2017년 발족 이제 4년째 접어든 사단법인으로 인성함양교육을 해 왔습니다. 올해 처음 시(市) 보조금 지원으로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회원확보와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대구향교와 시민,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사랑받는 대구유림회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일반인들은 유림회라고 하면 잘 알지 못합니다. 쉽게 설명하시면?

▶유교(儒敎)는 공부자(孔夫子)에 의해서 집대성된 가르침이자 철학사상입니다. 대한민국 건국과 헌법이 제정되기 이전인 조선시대 500년 동안 우리는 유교사상을 바탕을 둔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목표로 도의천명(道義天命)과 윤리문화(倫理文化)가 우리민족의 생활법칙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민주화· 산업화시대로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교육부가 윤리도덕(倫理道德)과 인성교육(人性敎育)을 소홀히 하게 되어 오늘의 우리 사회가 부조리와 부패가 만연되고 이념과 사상으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우리 유림회는 유교사상인 윤리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전통유림문화를 바탕으로 인성함양을 추진하고 예의와 덕성을 갖춘 사회인 육성에 이바지하는 단체입니다.

이·취임식 기념사진. 대구유림회 제공
이· 취임식 기념사진. 대구유림회 제공

-누구라도 유림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이나 계획은 무엇인지요?

▶유림회에서는 회원과 시민들을 위하여 맹자(孟子)와 고문선독(古文選讀)으로 창홀‧성독(唱笏·聲讀) 등과 기초한자 교육을 하고 있고, 누구나 무료로 참여가 가능해 수강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육사업, 유교문화 창달과 유림의 위상재고를 위한 활동은?

▶우리가 옛 어른들의 글을 배우고 익히는 근본적인 목적은 현재와 벽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성현(聖賢)의 가르침을 통하여 시대에 맞는 본뜻을 헤아리고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함으로써 어른에 대한 공경심(恭敬心)이 스스로 생겨날 것입니다. 유림의 위상 제고도 노력한 만큼 주어질 것입니다.

-선비, 예의, 윤리 등이 기본 덕목이지만 일반인들은 괴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국 대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만, 소위 선진시민의식 부족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선진시민의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소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현들의 문헌과 실천해 온 모습을 보면 가정과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덕목이 많이 있습니다. 이를 현실에 맞게 해석한다면 유교가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민속 명절인 추석이 다가옵니다. 많은 사람이 명절 차례나 제사 등을 간소하게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지요?

▶옛 어른들도 명절 차례나 제사를 호화롭게 지내지는 않았습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농사(農事)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 농경사회로 설· 추석명절 1년에 2번 한 집안이나 마을에 친척이나 가족이 3~4대가 거주하고 있어, 명절이면 힘든 농사일을 마치고 조상을 숭배하고 제사를 모신 후 며칠 동안 잔칫집처럼 먹고 휴식을 하는 것이 시대적인 분위기였습니다. 1970년대부터는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대가족이 모여 살던 시대는 사라지고 차차 핵가족시대로 변하면서 가족들이 전국으로 직장을 따라 흩어져 생활하다가 고유명절이 되어도 부모와 조상을 찾는 것보다는, 오고 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부담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명절제례의 간소화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당연히 시행되어야겠지요. 다만, 요즘 젊은 세대들이 가족의 범위를 너무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어 인륜지사(人倫之事)가 무너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중인 윤석준 회장. 이원선 기자
인터뷰 중인 윤석준 회장. 이원선 기자

-대구유림회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대구유림회는 2017년 유교사상인 도의천명과 윤리문화를 계승발전하고, 전통유림문화를 바탕으로 인성함양을 추진하기 위하여, 대구향교 임원과 향내(鄕內) 유림으로 구성된 예의와 덕성을 갖춘 사회인성교육에 이바지하는 단체입니다.

-대구유림회와 연관된 조직, 단체와 앞으로 관계는 어떻게 구축 방안은?

▶대구유림회는 다른 유사단체와도 서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균관 임원들인 전학(典學) 전의(典儀) 전인(典仁) 부관장(副館長) 등 성균관의 중요 직책을 맡고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 대구유림회가 전국 유림을 대표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구유림회의 연중행사나 주요 계획은?

▶시민, 회원을 위한 인성함양교육, 전통의례(제례보급)와 유가문화체험(儒家文化體驗)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유가문화체험행사는 코로나19로 지난해와 올해도 아쉽게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교에서 시행하는 공부자를 위시한 유교 성현의 공덕을 기리는 석전대제, 분향례 등 문묘의례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유림회원의 가입기준은?

▶대구와 인근의 의사능력 있는 모든 시민들이 가입대상이 되며 특별한 제한이나 기준은 없습니다.

-모든 조직은 참여와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구유림회는 회원들의 회비와 임원들의 발전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림회원들께 감사드리며, 회원 한분 한분이 대구유림회의 주체인 만큼 사무실도 자주 들러 많은 격려와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으신 일은?

▶대구유림회가 대구 유림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아직까지 대구유림을 총괄할 수 있는 유림회관이 없습니다. 경북 등 타 지역은 유림회관이 있습니다. 유림관련단체와 회원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 대구시에서는 유림회관을 건립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구지역 유림단체들이 합심하여 유림을 총괄할 수 있는 유림회관 건립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대구유림회를 누가 맡아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자 합니다. 취임 후 지난 6월 우종익 전교와 성균관을 방문했습니다. 손진우 성균관 관장도 대구향교를 답방했습니다. 앞으로 성균관과 대구향교가 상호 긴밀한 유대를 가져 소원했던 관계를 복원할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