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거수 이야기]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노거수 이야기]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 예윤희 기자
  • 승인 2021.08.24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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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풍, 흉년을 점침

천연기념물 제301호 대전리 은행나무.  예윤희 기자
천연기념물 제301호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예윤희 기자

청도군 이서면 대전리에는 수령 1300년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제301호(1982. 11. 4. 지정) 은행나무가 있다.

마을의 약간 북쪽에 위치한 이 은행나무는 대전1리의 자랑이다. 높이 29m에 가슴높이 둘레가 8.5m나 되고, 가지는 동서로 27.2m, 남북으로 24m 정도 퍼졌으며, 밑에서는 많은 새순이 나와 자라고 있다.

은행나무 아래부분.  예윤희 기자
은행나무 아래부분. 예윤희 기자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진 은행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수령이 매우 길다. 재래종의 경우 수령 25~30년부터 열매가 맺는 장기수로 당대에 심으면 손자대에 열매가 열려 공손수(公孫樹)로도 불린다.

은행나무 안내판.  예윤희 기자
은행나무 안내판. 예윤희 기자

수령이 400년 정도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인 1300년으로 추정되기도 한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그것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1300년 전인 신라 시대에 이곳에 우물이 있었는데 지나가던 도사가 우물물을 마시려다 빠져 죽었으며, 그 후 우물에서 이 나무가 자랐다는 전설과 또 하나의 비슷한 전설로 지나가던 여인이 우물물을 마시려다 빠져 죽었는데 주머니 속에 있던 은행이 싹이 나서 우물은 없어지고 이 나무만 자랐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안내판에는 이 나무는 수나무라서 은행이 열리지는 않는데 가끔 은행이 열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의흥 예 씨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집성촌으로 은행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다음 해의 풍흉(豊凶)을 점치고 있다고 한다. 잎이 한꺼번에 조용히 떨어지면 풍년이 들고, 시름시름 떨어지면 흉년이 든다고 믿고 있다.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창조적인 마을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은행나무 주변에 멋진 정자와 벤치를 설치해 찾아오는 이들이 시원한 그늘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두었다.

주차는 은행나무 입구에 있는 정자나무 아래에 하거나 승용차가 1~2대인 경우는 은행나무 바로 아래 주차를 하고 볼 일을 보아도 된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오지만, 가까이에 주택들이 있어 나무 전체를 사진에 담기가 어려운 점이 아쉽다. 청도군에서도 적당한 보상을 해주고 주택을 매입하려고 해도 가격이 맞지 않아 미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