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둘레길, '걷고 싶은 길, 가고 싶은 거리'
대구 수성못 둘레길, '걷고 싶은 길, 가고 싶은 거리'
  • 전태행 기자
  • 승인 2020.11.20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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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못 둘레길

대구 시민 누구에게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정신적인 문화공간이 되어온 수성못을 지난 18일 찾았다. 이 못은 도심에 위치 아름다운 풍광으로 시민의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수성못 둘레길 모습들
맑은물이 흐르는 수성못 둘레길 전경. 전태행 기자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첫 구절이다. 이상화 시인의 시심에 영감을 준 '빼앗긴 들'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들녘이다.(옛 경상북도 달성군 수성면) 이 '빼앗긴 들'에 물을 대던 저수지가 수성못이다.

대구 수성못은 1927년에 축조되었으며 100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유원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80~90년대 생활하수의 유입과 쓰레기 무단투기, 북편 포장마차 혼 영업 등으로 몸살을 겪어 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주변 환경개선을 시작하여 2010년 본격적인 정화사업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부지는 106만 3,778㎡며 저수량은 70만 톤 정도이고 둘레길은 2,020m다. 2015년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된 후, 주변에 커피숍과 카페 등이 늘어나면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2019년 12월에는 수성 빛 예술 축제가 개최된 적도 있다.

수령 약 100년 된 왕버들 나무가 수성못을 지켜주고있다.  전태행기자
수령 약 100년 된 왕버들나무가 수성못을 지켜주고 있다. 전태행 기자

이제는 수성못이 시민 휴식처이자 전국적 관광 명소가 되었으며 수많은 사람이 걷는 명소다. 특히 고운 마사토로 깔려진 보행자 길은 전국 최고의 맨발 걷기 체험장으로 변모했다. 시계 반대 방향의 동남쪽 길에는 못 안쪽으로 나무 대 클로드가 나 있다. 그 사이에 부들, 갈대, 붓꽃, 꽃창포 등 수생 식물이 빼곡히 자라고 있어 사람의 눈을 편안하게 해주며 물고기 등 수중 동물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준다.

저수지 동북쪽 코너에는 수령이 10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데, 아마 저수지가 생길 때부터 있었던 왕버들인가 보다. 둘레길 곳곳에 조성된 작은 무대에는 수시로 버스킹이나 비보이 공연 등이 열린다.

수성못은 걷기뿐만 아니라 봄이면 벚꽃놀이의 명소가 된다. 못 안쪽 둥지 섬 나뭇가지 위에서 새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수면에는 오리배가 친구나 연인,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무 대 클로드에서 열심히 걷고 있다.  전태행 기자
나무 대 클로드에 시민들이 열심히 걷고 있다. 전태행 기자

상화동산과 수성구 시문학 거리는 이상화의 시 세계를 기리고, 수성못 둘레길을 찾는 주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한 ‘치유의 공간 – 마음을 잇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시민들에게 잔잔한 힐링의 시간도 선사한다.

코로나 사태로 대규모 출연진과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면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을 고려해, 각 단체의 실내공연, 수성못, 대구스타디움, 영남제일관 등 수성구의 명소에서 촬영한 야외공연을 편집, 치유와 연결의 메시지를 담은 총체극 영상물도 제작했다.

11월 4일~29일까지 수성못 일대와 수성구 명소를 중심으로 수성 페스티벌이 열린다. 11월 한 달간 수성못 일대는 미술과 문학이라는 새로운 위안거리가 시민들을 맞는다.

못 둘래길 걷고 싶은 길을 열심히갇고있다. 전태행기자
못 둘레길의 걷고 싶은 길을 열심히 걷고 있다. 전태행 기자

탁 트인 수성못은 제한된 실내공간을 찾을 수 없었던 시민들에게 올해 내내 가장 마음 편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시민들은 수성못 둘레를 산책하며 기분도 전환하고, 큰 숨을 내쉬며 에너지도 충전하며 코로나19와 싸울 힘을 얻어 가곤 한다.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열심히 걷고 있는 이정희(69) 시민은 "집이 가까워 시간이 되면 자주 걷는다며 건강도 지키고 사람 구경도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으니 수성못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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