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재활활동 과제 부여 등으로 원격 케어
![코로나19 사태로 휴교 중인 기억학교 선생님(진명기억학교 허소원 사회복지사)이 한 어르신의 집을 방문하여 현관에 선 채로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류영길 기자](/news/photo/202004/20858_23786_521.jpg)
“이 난리가 언제 끝나려나?” 코로나19 사태로 8주째 방학 아닌 방학을 보내고 있는 기억학교 어르신들.
13일 오후 1시, 대구 동구 신암동 청기와 아파트에 미니스쿨버스가 도착했다. 양손 가득 주렁주렁 물건을 든 선생님이 차에서 내려 김외택(95) 어르신의 집을 노크했다. 진명기억학교 허소원 사회복지사. 코로나19 사태로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김 어르신의 생활을 체크하고자 직접 집으로 찾아 온 것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3월말까지는 멀찍이 현관에 서서 어르신과 눈만 한 번 맞추고 떠났다. 그가 오늘은 작은 화분까지 들고 와 “어르신, 심심하실텐데 이 상추, 예쁘게 길러보세요”라며 다정하게 대화도 나누었다.
“이것은 친구들의 편지를 한데 모아 만든 거예요” 허 복지사는 동료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어르신들의 쪽지편지를 큰 종이에다 붙여 인쇄한 두루마리를 펼쳐 보였다. 김 어르신은 눈 앞에서 친구들을 만난 듯 기뻐했고 허 복지사는 안도의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기억학교는 코로나사태로 집에만 머무르는 어르신들이 스스로 인지재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교재를 제공하고 있다. 류영길 기자](/news/photo/202004/20858_23787_759.jpg)
진명기억학교 직원들은 주 2회 이처럼 간식과 과제물 등을 들고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한다. 매일 안부전화도 빠뜨리지 않는다. 허 복지사는 “우리 어르신들이 착실하게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켜 주셔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셔 참 다행스럽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다음 방문할 학생 집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김 어르신의 집을 빠져나갔다.
대구시가 치매예방 특화프로그램으로 개설한 ‘기억학교’는 한마디로 말하면 ‘치매예방기관’이다. 대구거주 60세 이상의 경증치매질환을 가진 어르신 중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15개교가 개설되어 있으며 6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기억학교는 코로나가 대구를 급습한 지난 2월 20일부터 2주간 휴교에 들어간 것이 무기한 연장되어 아직 개학날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기억학교 선생님들은 방학 중 어르신들을 유선으로 케어하는 것은 물론, 비대면 가정방문으로 손소독제, 마스크, 생필품을 제공하고 어르신들이 집에서 스스로 인지재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교재와 교구들도 공급해왔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기관 구석구석을 방역하고 청소하여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