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야 물렀거라”...어르신들의 행복동산 ‘기억학교’
“치매야 물렀거라”...어르신들의 행복동산 ‘기억학교’
  • 류영길 기자
  • 승인 2019.11.11 22: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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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시설 대구 특유의 명칭 '기억학교'
15개교 한자리 모여 ‘감사의 날’ 축제 열어
지난 8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기억학교 감사의 날' 행사. "치매 걱정 없는 대구, 행복한 기억학교!"를 외치는 순간 금빛 테이프가 공중을 수놓고 있다. 류영길 기자
지난 8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기억학교 감사의 날' 행사. "치매 걱정 없는 대구, 행복한 기억학교!"를 외치는 순간 금빛 테이프가 공중을 수놓고 있다. 류영길 기자

기억의 끈을 부여잡고 치매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기억학교 학생과 선생님들이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이들 기억학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시와 기억학교협회는 8일 오후 2시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제6회 기억학교 감사의 날’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대구시내 15개 기억학교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하였으며 모범 복지사와 우수 학생에 대한 시상식도 있었다. 샬롬기억학교 최지연 사회복지사가 대구시장상을 탔으며, 덕수기억학교 조타선 어르신 외 14명의 어르신이 최우수상을, 최고령 학생인 삼덕기억학교 이종정 어르신 외 2명의 어르신은 특별상을 각각 기억학교협회장으로부터 받았다.(수상자 명단은 기사 말미에 게재)

어르신, 가족, 종사자 등 10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의 2부 순서는 지난해 학교별 율동 발표와는 달리 공연 관람으로 대체했다. 이는 작년에 어르신들이 발표 차례를 기다리느라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가 설명했다.

'기억학교 감사의 날' 행사장에 전시된 어르신들의 작품.  류영길 기자
'기억학교 감사의 날' 행사장에 전시된 어르신들의 작품. 류영길 기자

‘기억학교’란 시설명은 전국적으로 대구에만 있는 것으로 치매예방 및 증상 완화를 위한 맞춤형 복지사업의 명칭이다.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억학교는 현재 대구시가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각 복지법인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기억학교는 지난해 '대구시정 베스트5'에 선정될 정도로 대구시민이 가장 필요로 하고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60세 이상 경증치매어르신(치매확진자, 치매고위험군, 인지저하자)을 대상으로 하며 저소득층에 40%, 일반가정에 60%를 배정하고 있다.

기억학교에서 색종이 오리기와 한자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어르신들.  진명기억학교 제공
기억학교에서 색종이 오리기와 한자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어르신들. 진명기억학교 제공

어르신들의 특성에 맞춘 정규교과과정을 개발하여 사회복지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조리사 등 전문가들이 낮 시간 보호서비스는 물론 음악·미술·원예·요리교실, 건강체조, 기억여행 등 다양한 인지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송영서비스에는 모든 선생님들이 함께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오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기억학교는 어르신들에게는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해 주고 가족들에게는 부양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어르신과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르신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호응이 커 2013년 4곳에서 지금은 15곳으로 증가했으며, 수혜자도 같은 기간 160명에서 600명으로 늘어났다.

학교별로 40명을 정원으로 하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소득에 따라 하루 1~2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기억학교 입학은 본인 또는 보호자들이 기억학교를 직접 방문하거나 거주지 구·군 보건소를 통해 상담과 검진을 거친 후 가능하다.

'기억학교 감사의 날'에 어르신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는 이은주 회장.  기억학교협회 제공
'기억학교 감사의 날'에 최고령 어르신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는 이은주 회장. 기억학교협회 제공

기억학교협회 이은주 회장(삼덕기억학교 원장)은 “기억학교 수요가 갈수록 증가해, 대기하는 어르신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시설 확충이 시급할 뿐만 아니라 보다 전문화된 프로그램 개발 등 질적인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고령사회에 치매가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만큼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운 대구, 치매 걱정 없는 행복한 대구'를 위해 기억학교 종사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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