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추억여행 떠나요” 강동어르신행복센터 특별한 전시회
"타임머신 타고 추억여행 떠나요” 강동어르신행복센터 특별한 전시회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2.09.21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땐 그랬지 추억소환 시간여행'
이대주 관장 수집 옛 물품 전시
교복 입고 추억의 사진도 촬영
강동어르신행복센터에 마련된 어르신들이 학창시절로 돌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동어르신행복센터에 마련된 '라떼사진관'에서 어르신들이 꿈많던 여고시절을 연출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학창시절 교복을 차려입고 다시 소녀가 되었다. 대구 동구의 한 복지관에 마련된 '옛 물건 전시회'와 추억사진찍기 행사 덕택이다.

어려서부터 전주이씨 집성촌에서 옛 문화를 접하며 자라다 보니 어르신을 공경하게 되었고 역사와 추억이 담긴 옛 물건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게 되었어요.”

강동어르신행복센터(노인복지관) 이대주 관장(53). 어르신을 받드는 그의 마음이 그로 하여금 어르신들의 정취가 담긴 물건들을 애지중지 다루게 했다. 그는 노인복지관의 일부 공간을 할애하여 자신이 수집한 옛 물건들로 전시회를 열었다. 어르신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70여년전으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한 것이다.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관에 옛 물품 전시장을 마련한 강동어르신행복센터 이대주 관장
'그땐 그랬지 추억소환 시간여행' 전시회를 마련한 이대주 관장

전시실에는 사각 도시락은 물론 어린 시절의 정취가 담긴 초등학교 교과서, 연탄난로, 참빗, 절구, 요강, 화로, 다리미, 풍로, 탈곡기, 풍금, 손저울, 손풀무, 벳솔, 호롱, 막걸리 주전자 등 1950~70년대 생활용품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다.

이대주 관장은 지난 30여년간 직장 생활로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때 묻은 옛 물건들을 하나 둘 모아왔다. 그가 옛 물건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아는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그는 먼길도 마다않고 언제나 달려갔다.

그동안 모은 크고 작은 소장품과 단지만해도 700여점이 넘는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집안에 옛 물건들이 가득차게 되었고, 이제는 집에서 수용이 어려워 보관창고를 마련해서 물건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추억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이대주 관장(중앙)과 복지관 직원들
추억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이대주 관장(중앙)과 동료 사회복지사들

처음에는 아내가 반대해 물건들을 집에다 모으는데 눈치도 보였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년 이후에 옛 문화가 담긴 작은 개인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그의 마음을 전달하고부터는 아내가 협력자로 바뀌었다. "이젠 아내도 옛 물건을 보면 저런 것도 모으면 좋지 않을까 라며 환하게 웃곤 합니다."

이 관장은 수집품들을 나중에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하는 것도 좋겠지만 옛 물건에 향수가 짙은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먼저 보여주어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보람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금년 4월부터 2개월에 한 번씩 일부 물품을 바꾸어 가면서 상설전시회를 개최해온 것이다. ‘그땐 그랬지 추억소환 시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복지관 이용 어르신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하여 옛 기억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3층 전시회 관람 후 2층에 개설된 라떼사진관에서 교복과 한복 등을 차려입고, 무료로 추억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구 동구 신기동에 자리잡은 강동어르신행복센터
대구 동구 신기동에 자리잡은 강동어르신행복센터

강동어르신행복센터에서 만난 박 모 어르신(74·동구)옛 물건 전시회를 통해 까까머리에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보냈던 옛 추억이 고스란히 떠오른다어려웠지만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던 그 시절이 정말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가족관계가 소원해지는 이 시대에 먼 곳으로만 여행을 떠날 게 아니라 어르신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강동어르신행복센터로 가서 타임머신을 타고 정겨운 어르신들의 그 시절로 되돌아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강동어르신행복센터 053) 243-6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