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수거와 재활용
분리 수거와 재활용
  • 김외남 기자
  • 승인 2019.05.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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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엄청 애국하고 있다
저울에 무게를 달고난 후 직원이 주소 성명 무게를 기록대장에 올리고있다

 

며칠마다 한 주머니가 넘치는 종량제 꽤비싼100 ml 봉투가 불감당이다. 업소를 운영하는 윗층 아들네는 자녀가 3명이다 보니 먹거리도 많이 들고 제각각이다. 먹다만 과자봉지에 시켜 먹은 풀라스틱 음식 그릇들이 내용물이 남은 채 종량제 봉투에 담겨 있다.

애들이 학기가 올라가면서 참고서 교과서 학용품 두어 장 쓰고 난 노트 등등 쓰레기 부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옛날 종이 귀할 때 연필로 연습장 다 쓰면 그다음은 볼펜으로 그 위에 영어 단어 쓰면서 외우기도 한 생각이 떠오른다.

쓰레기 대란을 TV를 통해 심각함을 느끼고 있는 터다. 경제 성장과 소비 활성화로 1회용 용기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어디가나 넘치는 쓰레기들. 이대로 가다가는  좁은 국토가 쓰레기로 덮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 도로 꺼내어 내용물을 씻고  종류별로 분리한다. 거기에 우유팩 두유팩 종이컵을 따로 분리하느라 힘이 든다. 구청 소식지에 우유팩과 두유팩을 모아오면 무게를 달아서 두루마리 화장지를 주고, 폐건전지도 열 개를 모아오면 1개로 교환해 준다기에 실천 중이다. 옆집 앞집 가게의 종이컵과 우유팩도 모아온다. 10킬로 넘을 때도 있다. 어떤 때는 1킬로에 2롤을 준다. 그렇게 모아놓은 화장지가 50롤이나 된다. 건전지도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몇 년 전 만 해도 활짝 웃으며 맞이하고 밝은 표정으로 대해주는 직원이 있어 기분이 좋아서 자꾸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몸소 애국을 실천하고 있는데, 귀찮아하는 동사무소 직원들이 친절과는 먼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 느낌이 어디서 선물 받은 것 같은 대형 화분들도 물을 주지 않아 시들시들한데도 모두 무관심하다. 무안할까 봐 몰래 화장실의 물을 받아 와서 흠뻑 주기도 했다. 맡은 바 일만 잘하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국가의 녹을 받는 우수한 두뇌의 공무원들은 여유로운 편이니까 주위도 두루 둘러볼 줄 아는 선량이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