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를 풀다
2018년 3월 10일 청도박물관 야외광장에서 이기복(53)응사(사냥에 쓰는 매를 부리는 사람)는 250여명의 관중 앞에서 매사냥에 대하여 간단한 설명을 마친 후 시연회를 열었다.
벌써 3회째를 맞는다. 시연회에 참가 중인 매는 이 응사가 청도 인근에서 직접 잡은 매로 약 60여 일 간의 훈련을 거쳤다.
광장 이곳저곳에서 관중들과 기념촬영 등 인사를 나눈 매의 진짜 실력발휘는 꿩 사냥이다.
매와 꿩의 발목에는 공히 줄이 매여 있다. 먼저 꿩이 날았다. 이어 꿩을 발견한 매가 방울을 떨렁이며 날았다. 바람을 가르며 낮게 날아간 매는 곧장 꿩을 덮쳤다. 채 10여초도 걸리지 않았다. 관중들은 매의 재빠른 몸짓과 정확함에 “와~”환호성을 질렸다.
매는 상위 포식자의 맹금류다. 일정한 자격요건과 당국의 허가가 없으면 함부로 다룰 수가 없다. 오늘의 시연회가 끝나면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그는(이 응사와 모든 응사들) 알고 있다.
한 마리의 매가 하늘 높이 날아 숲으로 몸을 감춘다. 그간의 수고로움을 끝내고 자유를 찾아 날아간 것이다. 이어 또 한 마리가 자유를 찾는다.
조상대대로 내려오던 매사냥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없어졌다가 1970년경에 이르러 청도에서 부활했다고 한다.
현재 매(천연기념물 제323-1호)사냥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저작권자 © 시니어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