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한(大旱) 가뭄처럼 바닥 갈라진 도원지
10년 대한(大旱) 가뭄처럼 바닥 갈라진 도원지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4.02.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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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안전진단 결과 취수시설 D등급
재해예방을 위한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지난해 12월부터 방류 시작 3월 초 배수 마무리
노후 복통 및 사통 보수 교체 공사 후 담수 예정
공사 기간 안전을 위해 못 둑 통행금지
모내기 철인 5월 초에는 농업용수 방류 기대

오늘 달서구 도원동에 있는 월광수변공원을 찾은 시민 이경희 씨(60, 상인동)는 기대에 어긋난 도원지를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도원지(수밭못)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10년 대한을 겪은 듯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져 흉물스럽기 때문이다.

도원지 수리시설개보수공사를 위해 물을 방류하여 바닥이 갈라졌다. 권오훈기자
도원지 수리시설개보수공사를 위해 물을 방류하여 바닥이 갈라졌다. 권오훈기자

 

평상시 수변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수밭골 웰빙 음식 거리의 식당가에서 식사한 후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공원 수변 길과 수상 데크 길 산책로를 걷는 즐거움을 기대한다.

넘실대는 저수지의 푸른 물결, 음악에 맞춰 솟아오르는 분수, 물속에서 아이 키만큼 큰 잉어와 남생이가 어울려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원지 주변 곳곳에 공사와 통행을 제한하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권오훈기자
도원지 주변 곳곳에 공사와 통행을 제한하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권오훈기자

 

지난 12월에 공원과 못둑 곳곳에 공사 안내 현수막이 나붙었다. 22년도 정밀안전진단 결과 취수시설 D등급을 받아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동시에 공사를 위해 산 아래쪽 복통을 통해 못물 방류를 시작했다. 담수량이 많은 데다 안전을 위해 적정 수량을 방류하다 보니 2월 중순이 되어서야 수위가 떨어져 맨 위의 1 취수공이 드러났다. 사수위까지 물을 완전히 뺀 후 물 유입을 막고 공사를 시작하려면 2 취수공을 거쳐 3 취수공까지 드러나야 한다.

2.20 현재 2취수공까지 모습이 드러났다(붉은 선 안) 권오훈기자
2.20 현재 2취수공까지 모습이 드러났다(붉은 선 안) 권오훈기자

 

못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달성지사에 문의했다. 3월 초순까지 노후한 복통 단면 보수, 분수문 교체 및 문주와 사수를 보수하는 등 보강 공사를 완료하고 안전진단을 거친 후 담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5월 초순 모내기를 하는 농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 아래쪽에 설치된 둑의 복통을 통해 못 물을 방류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산 아래쪽에 설치된 둑의 복통을 통해 못 물을 방류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논공에 있는 노홍지 비상수문 공사까지 포함하여 약 15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되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걱정하는 점은 비가 잦아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려 못 수위가 올라가는 것이다. 담수량이 많아지면 자칫 공사를 미루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 시민 안전을 위해 못 둑 통행이 금지된다.

공사기간 통행이 통제되는 곳은 학교뒷편 등산로, 산쪽 등산로, 도원지 목교 입구 등산로 등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공사기간 통행이 통제되는 곳은 학교뒷편 등산로, 산쪽 등산로, 도원지 목교 입구 등산로 등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도원지는 1957년 9월에 착공하여 7년 만인 1964년 12월에 준공했다. 유역면적 580.2ha, 수혜면적 16ha, 제방 길이 460m, 제방 높이 19m, 만수위 총저수량은 140.4만㎡에 이른다. 수질 검사 결과 4등급으로 농업용수로는 적격이라 한다.

이 씨는 바닥을 보이는 황량한 광경도 당황스럽지만, 그 많던 물고기들의 안위도 걱정된다며 하루빨리 공사가 끝나 예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