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속의 섬, 영주 무섬마을
육지 속의 섬, 영주 무섬마을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4.02.0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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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이 태극 모양으로 돌아나가는 형세,
물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하여 '무섬'이라 불리어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 내에는 고택과 정자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고풍스러운 옛 향취를 풍긴다. 1989년 이전까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인 외나무다리가 마을의 대표 상징물로서 역사를 품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추억의 다리가 되고 있다. 

무섬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형태이며, 풍수로 보면 매화꽃이 떨어진 모습을 닮은 매화낙지(梅花落地)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蓮花浮水) 모양의 지형으로서, 산과 내가 이루어 낸 음양의 조화는 땅과 물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명성과 덕망이 높은 자손이 많이 나온다는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한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무섬마을은 마을 전체가 문화재이지만 그중 만죽재와 해우당을 비롯한 9채의 문화재가 있으며, 대부분 가옥이 100~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입구(ㅁ)자형 전통가옥이 많으며, 초가로는 추운 지방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까치구멍집을 상당수 찾아 볼 수 있다. 

무섬마을 초가지붕에 까치구멍이 눈길을 끈다.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 초가지붕에 까치구멍이 눈길을 끈다.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의 터줏대감인 만죽재 고택은 임항조인 박수가 1666년 건립한 집으로 경상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해우당 고택 또한 1879년 의금부서를 지낸 해우당 김낙풍이 중수한 집으로 경상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무섬자료전시관. 박미정 기자
무섬자료전시관.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은 다른 마을과 달리 농토, 우물, 담장, 대문과 사당이 없다. 첫째, 지형 특성상 집 지을 공간과 작은 텃밭을 가꿀 공간 정도는 있으나 충분한 양의 농사를 지을 땅이 부족하다. 둘째, 풍수지리상 행주형(行舟形)으로 사람과 물건을 가득 실은 배가 장차 떠나려는 모습 즉, 부귀영화을 뜻한다. 배에 구멍이 있으면 가라앉기 때문이며, 강변에 구덩이를 파고 고인 깨끗한 물을 마셔 따로 '우물'을 파지 않았다. 셋째, 마을 구성원 모두가 친인척이고, 집주변으로 담을 쌓을 공간이 부족해 따로 '담장과 대문'을 만들지 않았다. 넷째,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무섬마을은 수해가 잦아 사당을 두지 않고 위패를 모시는 감실을 두었다.

무섬마을 기와지붕 위로 봄이 오고 있다.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 기와지붕 위로 봄이 오고 있다. 박미정 기자

 

무섬마을은 숙박, 교육, 놀이 등을 갖춘 전통한옥체험수련관이 있다. 개인 활동이 아닌 단체 활동을 통해 무섬마을의 정신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최대 9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음악회, 전시회 등 문화 행사를 상시 개최하며, 전통혼례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