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치한! '2024 전국 새해 알몸마라톤대회' 개최
이한치한! '2024 전국 새해 알몸마라톤대회' 개최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4.01.08 13: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6회 새해 알몸 마라톤대회' 성황리에 열려
대구스타디움 일원을 마라톤 열기로 가득 채워
영하의 날씨에도 남자는 상의를 탈의하고 달려
'2024.전국 새해 알몸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대구스타디움 출발선을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김응환 기자

1월 7일(일) '제16회 전국 새해 알몸마라톤대회'가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 열렸다. 대구광역시 각 구군 육상연맹 주관으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참가한 850여 명 주자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정해진 구간을 달리기 열기로 가득 채웠다.

참가 종목은 대구스타디움을 출발하여 운동장 외곽을 도는 8km 부와 조금 짧은 5.3km 부로 나눠졌다. 그리고 이 대회만의 특별 이벤트가 눈에 뛴다. 자신이 원하는 덕담이나 희망 사항을 자기 몸에 적고 달리는 것이다. 새해 벽두라 가장 많이 보이는 문구는 역시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대회 출발시간이 10시라 영하의 날씨로 제법 쌀쌀했다. 상의를 탈의한 주자들은 몸이 움츠러들었으나, 출발 총성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달려나가자 이내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최고령 참가자 한옥두(우측에서 두번째) 씨가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출발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최고령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에서 참가한 한옥두(83) 씨다. 이 분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과 경력이 놀랍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무려 1,200여 회나 완주했으며, 이를 소재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도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달 2월25일 서울에서 열리는 '고구려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참가한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100세까지 계속 달리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최연소 참가자 문준호군 가족(좌로부터 엄마, 준호 군, 형, 아빠)이 출발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문준호(9) 군으로 경남 진주에서 일가족 4명이 함께 참가했다. 가족의 화목과 건강을 위해 달린다는 이들 가족은, 준호군의 아버지 문종현씨만 혼자 달리다가 작년부터 온가족이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온가족이 함께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들은, 가슴에 새긴 "달달한 가족" 문구처럼 흘러나오는 미소가 훈훈하다.

8km 부에서 여자부 전체 1위를 차지한 정혜진 씨가 골인 후 포즈를 취했다. 김응환 기자

추운 날씨에도 전국에서 참가한 수준급 마라토너들이 숨 가쁜 선두 경쟁을 벌였다. 8km 남자부에서는 박해준(대구) 씨가 25:38 기록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여자부는 경산에서 참가한 정혜진 씨가 30:33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5.3km 부에서 남자 전체 1위를 차지한 김대성 씨가 결승선 통과 후 모습. 김응환 기자

5.3km 남자부에서는 제천에서 참가한 김대성 씨가 16:41 기록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여자부에서는 이현희(대구) 씨가 20:09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스파이더맨(좌측부터 박수찬, 남이, 신명기) 복장을 하고 출발 전 파이팅을 외치는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대회를 주관한 대구육상연맹 박만희 생활체육위원장은 대회사에서, 2008년부터 이어온 전통의 ‘전국 새해알몸마라톤대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구시의 재정적 지원 없이 순수 생활체육인들의 자발적 협조로 대회를 치르느라 다소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양해를 구하면서, 추운 날씨에도 대구를 찾아준 전국의 달림이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알몸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가슴에 새긴 문구처럼, 갑진년 새해 가족의 건강과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