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야 물러가라! '2023전국새해알몸마라톤대회' 개최
추위야 물러가라! '2023전국새해알몸마라톤대회' 개최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3.01.09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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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새해알몸마라톤대회' 성황리에 열려
체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구스타디움에서 처음 개최
추운 날씨에도 남자는 상의를 벗고 달려
'2023전국새해알몸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힘차게 달려나가는 모습.  김응환 기자

1월 8일(일) '제15회 전국새해알몸마라톤대회'가 3년 만에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 열렸다. 대구광역시 각 구군 육상연맹 주관으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찾아온 760명(10km 505명, 5km 255명) 건각들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의를 탈의한 채 대구스타디움 주위를 달리기 열기로 가득 채웠다.

초등학교 교장퇴임을 앞둔 정기원씨(좌)와 지인 김기택씨가 바디페인팅을 하고 10km 출발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참가 종목은 대구스타디움을 출발하여 운동장 주위를 한 바퀴 도는 5.3km와 두 바퀴를 도는 10km 두 종목이었다. 출발 전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로 몸이 움츠러들었으나, 출발 총성과 함께 달리자 이내 열기로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참가자 중 남자는 상의를 벗고 달려야 하고 여자는 자유 복장으로 달릴 수 있다. 새해 첫 대회라 자신이 원하는 덕담 문구나 희망 사항을 가슴이나 등에 적어 달리는 주자가 상당히 많았다. 그중 가장 많이 보이는 문구는 가족 사랑과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최고령 참가자 한옥두 어르신(1942년생)이 출발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참가자 중 최고령자는 부산에서 온 한옥두(81)씨인데 마라톤에 대한 열정과 경력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무려 1,105회나 완주했고,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까지 완주한 철각이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매주 풀코스를 달리고 있고 올 3월 서울동아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한다고 한다.

최연소자 최현수군 가족이 준비한 현수막을 들고 출발전 파이팅으로 응원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최연소 참가자는 최현수(8) 군으로 아버지최광수(42, 달성군 유가읍)씨와 같이 참가했다. 요즘 드물게 네 자녀 다둥이 가족으로 세 딸은 엄마와 같이 응원을 하고 아들 현수 군만 아빠와 함께 달렸는데 “아들 니가 최고야! 현수 파이팅!”이라는 가족의 응원 문구가 재미있다.

10km 장년부 1위(10km 전체1위)로  골인한 최병진씨가 결승선 통과 후 포즈를 취한 모습.  김응환 기자
10km 장년부 1위(10km 전체1위)로 골인한 최병진씨가 결승선 통과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전국에서 수준급의 마라토너들이 꽤 많이 참가했다. 남자 10km 청년부는 박병탁(동구 신천동)씨가 35:52 기록으로, 장년부는 구미에서 온 최병진씨가 33:30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10km 여자부에서는 정혜진(경산)씨가 39:30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5.3km 청년부 1위(5.3km부 전체1위)를 차지한 홍수만씨가 결승선 통과 후 포즈를 취했다.  김응환 기자

5.3km 부문 남자청년부는 홍수만(동구 율하동)씨가 18:18 기록으로, 장년부에서는 경남 창녕에서 온 황석수씨가 19:00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여자부에서는 대구남구육상연맹 김채환씨가 23:35 기록으로 2020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김해에서 참가한 유상우(46) 윤종완(35) 장은호(37)씨가 토끼 분장으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김응환 기자

대회를 주관한 대구육상연맹 박만희 생활체육위원장은 새해알몸마라톤대회가 15년 동안 지방의 명품대회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이색적인 이벤트를 즐기고 싶은 육상인들의 관심과 세계육상도시 대구시민의 협조와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추운 날씨에도 전국에서 대구를 찾아준 참가자들께 감사함을 전했다.

근래 들어 다소 포근한 날씨 속에 진행된 새해 알몸마라톤대회가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게 외부 지원 없이 순수 동호인들의 힘으로 치러졌다, 커피 등 음료수와 코스 안내도 대부분 구군 육상연맹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진행됐다.

새해 알몸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의 바람처럼 계묘년 새해에는 모두가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