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정경
백로(白露) 정경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9.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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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백로 절기
하중도에서 보는 금호강 상류 정경(2023.9.9.). 정신교 기자
하중도에서 보는 금호강 상류 정경(2023.9.9.). 정신교 기자

엊그제 9월 8일이 백로(白露)다.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는 처서와 추분 사이의 절기다. 24절기 중 15번 째 절기로 조상의 묘에 벌초를 시작하며 추석을 앞두고 바쁜 일손을 잠시 내려놓는 시기다.

금호강 하중도 상류에 백로(白鷺) 한 마리 우두커니 서서 시름에 잠겨있다. 제 그림자를 즐기는지, 만만한 물고기를 찾는지 모를 일이다. 키 작은 코스모스는 시원하게 스프링클러의 분수 세례를 맞으며 쑥쑥 자라고 있다.

이른 아침 들어선 대불산 둘레길 풀섶에는 짚신 한 켤레가 놓여 있다. 나무꾼이 숨겨 둔 선녀의 짚신인지, 맨발 걷기를 즐기는 여인이 벗어두었는지…….

햇빛이 짠한데도 오솔길에는 달개비꽃이 지천이다. 아직도 왕성한 녹음 사이로 보일락말락 쪽빛 조각들이 반짝거리며 가을맞이를 하고 있다.

오늘 아침(9월 10일) 대구의 기온은 19℃, 한낮에도 30℃를 넘지 않는다.

대륙에는 태풍이, 반도에는 산들바람이 분다.

가을이다.

대불산 둘레길 아침 정경(2023.9.10.). 정신교 기자
대불산 둘레길 아침 정경(2023.9.10.).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