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삶] 시니어요가 유환열 원장
[일하는 삶] 시니어요가 유환열 원장
  • 이호승 기자
  • 승인 2023.08.31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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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모습으로 퇴직 후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유환열 원장. 이원선 기자
열정적인 모습으로 퇴직 후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유환열 원장. 이원선 기자

‘붉게 물∼든 노을빛에 ♬♪ 당신의 얼∼굴이 빛 바∼랜 ♪♬ 일기장엔 ∼ 당신의 모∼습이 ♪♬ ∼∼’

귀에 착착 달라붙는 트로트 노래 ‘묻고 싶소’(이도경 작사· 작곡)이다. 이 노래는 ‘경희세이프요가’ & ‘내몸사랑요가’ 학원 원장이자 가수인 유환열(71) 씨가 2021년 발표한 노래다. 시니어들의 건강 전도사인 요가학원 원장으로,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동안(童顔)을 자랑한다.

- 요가를 배운 동기와 학원을 하게 된 이유는?

▶ 30대 초반부터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남구청 행정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병원에 가니 디스크 초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잦은 위염과 허리 디스크 증세로 고통받다 우연히 요가학원 간판을 보게 됐다. ‘저런 운동을 하면 내 몸이 좋아질까’라는 생각에 학원을 찾아갔다. 가서 보니 단식하는 사람이 위주였고 요가를 배우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자세와 요가책을 참고하여 단련하며,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배운 지 3개월 되었을 때 학원이 장사가 안 돼 문을 닫게 됐다. 그때만 해도 대구에 요가학원이 없어, 스스로 요가에 나만의 방법으로 생활 체조를 접목해서 수련했다. 5∼6년의 수련과 연구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나만의 체조 동작 32가지를 개발하여 ‘세이프생활체조’를 만들었다.

1994년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고, ‘세이프생활체조’를 간판으로 개원했다. 입소문이 나며 원생들이 넘쳐났다. 방송국, 신문사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 경희세이프요가 학원은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

▶ 건강을 위해 체조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내 자신이 건강을 이해하고 가르치기엔 부족함을 느꼈다. 서울에 있는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에서 주말에 교육하는 ‘체육지도자 1년 과정’을 수료하며, 생활체조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세이프생활체조’에 체육지도자 과정에서 배운 동작을 추가하여 신체를 건강하게 튼튼하게 하는‘경희세이프요가’를 만들었다. 경희세이프요가의 특징은 요가의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의 트레이닝 그리고 단순 체조의 결합으로 구성되었다. 한창 때에는 학원 지점이 총 37개(대구에 36개, 부산에 1개)가 됐다. 하지만 통일성을 가지고 관리하기에 애로점이 많았다.

- 내몸사랑요가원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배우는지?

▶ ‘내몸사랑요가원’은 시니어들의 나이에 맞게 시니어 생활 체조를 하는 곳이다. 시니어의 행복한 삶은 건강할 때만 가능하다. 시니어들은 그동안 가족, 국가, 사회를 위해 살아왔으니, 이제는 내 몸부터 사랑하자는 의미로 ‘내몸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60세가 넘으면 힘들고 어려운 운동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니어 생활 체조는 시니어의 신체 조건에 잘 맞게 구성된 것은 물론, 동작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구성했다. 유튜브에 ‘유환열 시니어 생활 체조’를 올려놓았다. 언제든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니, 구령에 맞춰 무리하지 말고 가볍게 하면 된다.

‘경희세이프요가’와 ‘시니어 생활체조 지도사’ 자격을 위해 우리 학원에서 교육받은 사람은 1천여 명이 되며 지금 활동하는 지도 강사는 100명 이상이다. 대구 달서구 월촌역 주변에 ‘내몸사랑요가원’이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오면 된다.

-가수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 중학교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었다. 어린 나에게 그 노랫소리는 축복 같았다. 부모님을 졸라 라디오를 사서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했다. 어느 곳이든 가서 노래를 부르면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고, 동네 노래자랑에 참가하면 입상은 무조건 내 차지였다. 대구 남구청 주관 대덕제 노래자랑에서 1988년에 장려상, 1989년에 최우수상을 받았다. 나이 들면서 노래로도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구에서 활동하는 이도경 선생님으로부터 ‘묻고 싶소’와 ‘소중한 사람’ 2곡을 받아 음반을 냈다. 지금은 노래교실, 노인복지관, 행사장 등에서 노래하며, ‘(사) 월드 트로트 가수 협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요가를 직접 지도하는 유 원장. 본인 제공
시니어를 위한 요가를 직접 지도하는 유 원장. 본인 제공

-가족 소개와 생활신조가 있다면.

▶ 아내와 아들 2명, 며느리 2명, 손자 5명이 있다. 아내는 자기를 희생하며, 가정도 잘 건사했다. 큰아들은 공무원으로 국가에 헌신하고 있으며, 둘째 아들은 약사로 약국을 경영하며 지역민의 건강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 음반도 나의 칠순 기념으로 아이들이 제작비를 지원해서 탄생했다. 생활신조는 ‘큰 것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작은 것은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베풀어라’, ‘열심히 하고, 안 되면 되도록 최선을 다하라’이다. ‘몸 추스르고, 건강을 다지자’라는 시니어들을 위한 요가책도 곧 출간한다. 많은 시니어가 그 책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