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사고, ‘호기심이 고양이를 잡는다’
물놀이 사고, ‘호기심이 고양이를 잡는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7.24 11: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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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물놀이 사고로 최근 5년 동안 158명 사망, 7월 말부터 8월 초, 50 대 이상 최다 발생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장마와 폭우 가운데도 폭염 경보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태양이 내리쪼이면서 흠뻑 젖은 대지에서 수증기가 뜨겁게 발산되어 찜통더위가 시작된다. 초·중등학교의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산과 바다 등 피서지는 인산인해가 된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의하면 여름철 물놀이 사고로 최근 5년 동안 158명이 사망했으며 그 절반 이상이 7월 말부터 8월 초에 일어났다.

7월 1일 홍천강에서 캠핑하던 40대 여성은 유사시 반려견의 도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강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7월 14일 대전천에서 친구와 같이 놀던 10대 소년은 호기심에 물에 발을 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서 4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잡는다(Curiosity killed cat)’라는 서양 속담은 사람의 지나친 호기심이 영리하고 재바른 고양이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는 뜻이다.

강이나 개천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가 익사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다슬기 채취는 전문 장비나 별다른 준비 없이도 쉽게 할 수 있어 남녀 시니어들이 즐기는 물놀이의 하나다. 채취에 열중하다 보면 고르지 못한 하천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수심이 깊은 곳으로 끌려 들어가기도 한다. 고개를 숙여 장시간 다슬기 채취에 열중하다 보면 피가 머리로 쏠려서 얕은 물에 넘어져도 일어나지 못한다. ‘접시 물에도 빠져 죽는다’는 속담처럼 결국에는 사고를 당하기 마련이다.

물놀이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위험구역과 금지 구역에는 출입하지 말고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놀이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한다. 너무 깊은 곳에는 들어가지 말고 안전울타리나 안전부표가 설치된 장소 안쪽에서 물놀이를 해야 한다. 음주 후 수영을 절대 피하고, 물속에서는 수영 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늘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7월 15일 개장한 신천 야외 물놀이장이 폭우로 하루 만에 폐장되고 일부 시설물이 유실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벤자민 플랭클린은 ‘불신과 주의는 안전의 부모’라고 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 속담처럼 평소에 주의하고 경계를 게을리 않는 것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최근 우리나라 물놀이 사망자 현황. 행정안전부
최근 우리나라 물놀이 사망자 현황. 행정안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