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신곡 ‘기장갈매기’ 돌풍
나훈아 신곡 ‘기장갈매기’ 돌풍
  • 최성규 기자
  • 승인 2023.07.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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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발표 9일 만에 60만 뷰 넘봐

MV(뮤직비디오)가 발표된 지 9일째에 60만 뷰를 넘길 조짐이다. 이대로라면 며칠 내에 100만 뷰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BTS도 아니다. 아이유도 아니다. 임영웅도 아니다. 일흔 중반의 ‘가황 나훈아’ 이야기다.

그가 7월 10일에 발표한 신곡 6곡을 담은 ‘새벽’이라는 제목의 새 앨범 중에 마지막 곡이 ‘기장갈매기다’. 통상 신곡이 발표되면 대중들이 그 인기도를 측정한다. 바로 유튜브 조회수가 그 척도다. 곡을 낸 가수는 본인이 제일 선호하는 곡을 첫 곡으로 선정하지만, 대중들은 또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 준다. ‘기장갈매기’는 새 앨범의 6곡 중에서 맨 마지막 순서로 실린 곡이다. 마지막에 실린 곡이 예상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60만 뷰를 넘보며 조회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인가요 시장에서 첫 출시 된 MV에 대한 조회수로는 그야말로 돌풍이다. 곡이 나오자마자 매일 7만여 명이 클릭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그의 주된 팬들이 6070 세대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신기하다. 무엇이 이 MV의 매력일까. 어떤 힘이 대중들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을까.

MV에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배경은 부산시 기장군 대변항이다. 비릿한 고기 냄새가 코끝을 자극할 것 같은 연출이다. 6,70년대 꽃무니 셔츠를 입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의 눈 밑에는 깊은 상처 자국이 있다. 등장 자체가 비릿한 향수를 자극한다.

언뜻 무슨 조폭들 MV냐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대 하나 손에 쥐지 않은 순박한 맨손의 건달로 변신하고, 상대 건달들을 물리치는 액션은 코믹하기도 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미워할 수 없는 추억의 건달들’이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 꾸미지 않은, 망가진 가황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껴보기도 한다. MV에서 추임새를 넣으며 등장하는 귀여운 갈매기처럼 훨훨 날고 싶은 가황의 마음을 엿본다.

‘오늘은 해운대서 사랑을 하고, 내일은 영도에서 이별을 하고, 또다시 남천동에서 밤을 꼬신다.’ ‘오늘은 다대포에서 낙조에 취하고, 내일은 송도에서 일출에 잠 깨고, 내친김에 광안대교도 접수를 하고, 내가 바로 기장갈매기다.’ 1절과 2절 가사 중에는 부산 앞바다의 대표적인 명소를 자연스레 끄집어내어 담아냈다. 고향 부산을 홍보하는 재주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제목을 ‘부산갈매기’가 아닌 ‘기장갈매기’라 정해 놓고, 은근히 부산 홍보를 하는 그의 음악적 천재성이 녹아들었다.

가황 나훈아는 느리고 서정적 노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의 박자 빠른 노래들을 들어보면 생각이 바뀐다. 독특한 고운 음색으로 마음껏 질러대며 리듬을 타는 노래는, 같이 따라 흥얼거리지 않을 수 없는 묘한 끌림이 있다. ‘기장갈매기’는 그의 빠르고 신나는 노래 중에서도 백미가 되리라.

‘기장갈매기’가 ‘테스형’에 버금가는 신드롬을 불러일으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