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 아스파탐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7.17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탕보다 200배가 달고 열량은 같은 4kcal/g의 아미노산 계통 인공감미료

 

인류의 가장 오래된 감미료는 꿀이다. 기원전 7천 년 경의 스페인 동굴 벽화에 꿀을 채취하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처럼 감초는 한방약에 빼놓을 수 없는 감미료다. 우리나라에서는 홍시를 음식에 활용하기도 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어린 장금이가 죽순채의 감미료를 알아맞히면서,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한다.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가공한 설탕이 감미료로서 세계적으로 활용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이다. 우리나라에서 설탕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집들이나 명절날의 선물로서 그 활용도가 컸다.

당도가 설탕의 300배가 되는 사카린은 19세기 말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화학반응 실험 중에 개발된 최초의 인공감미료로 인기리에 사용되어왔다. 이후 1970년 동물실험에서 방광암 발생이 보고되어 사용이 금지되었다가 21세기 들어서 무해성이 입증되어 다시 식품첨가물로 사용되고 있다.

설탕보다 200배가 단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의 제약회사가 위궤양 치료제 연구 중에 개발되어 미국 식약청(FDA)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됐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계 감미료로서 체내에서 흡수되어 아스파틱산과 페닐알라닌 및 극소량의 메탄올로 분해되어 대사된다. 설탕과 같이 1그램당 4kcal의 열량을 내므로 설탕의 1/200만 사용해도 같은 단맛을 낼 수 있다. 미국에서는 1일 섭취허용량(ADI)을 50mg/kg, 유럽과 우리나라에서는 40mg/kg으로 정하고 있다. 체중 60kg 성인의 1일 허용량은 2,400mg으로서, 제로콜라 음료(250mL) 55캔, 막걸리(750mL) 33병을 마시면 1일 허용량을 초과한다. 최근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식생활이 전개되면서 우리나라도 당뇨와 비만율이 높아져서 열량을 줄이기 위해서 고당도의 인공감미료가 각종 음료나 주류 등의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스파탐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인공감미료는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사카린나트륨 등의 22종이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분류의 2B군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1일 섭취허용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현재의 섭취 수준에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2B군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체 및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이 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같은 2B군에는 김치와 오이피클 같은 절임 채소도 포함되며, 커피(1991년)도 포함됐다가 제외되기도 했다.

IARC는 발암물질을 1군(인체 발암물질), 2A군(인체 발암추정물질), 2B(인체 발암가능물질), 3군(인체 발암비분류물질), 4군(비인체 발암물질)으로 분류한다. 인체 및 동물실험을 통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충분하면 1군으로 분류되며 술과 담배,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이 포함된다. 인체 실험에서는 발암 가능성 증거가 부족하나 동물실험 결과에서 증거가 충분하면 2A군으로 분류되며, 소고기 등의 붉은색 고기와 감자튀김, 65℃ 이상의 음료 등이 여기에 들어 있다.

감미료를 포함해서 식품에 들어가는 모든 천연이나 인공 첨가물은 화학물질이거나 이들로 구성된 물질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독성학자 파라켈수스는 ‘용량이 독을 만든다’고 했다. 많이 섭취하면 몸에 좋은 약도 독이 될 수 있고 치명적인 독이라도 아주 적은 양이면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건강을 위해서 일상생활 중에 알게 모르게 가까이하는 각종 화학물질에 관하여 더욱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