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필가협회 2023년 봄 문학기행
대구수필가협회 2023년 봄 문학기행
  • 김황태 기자
  • 승인 2023.04.30 16: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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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프다 청령포!
대구수필가협회 2023 봄 문학기행 소수서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황태 기자
대구수필가협회 2023 봄 문학기행 소수서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황태 기자

대구수필가협회(회장 정임표)는 2023년 4월 29일 봄 문학기행을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영주시 소수서원과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에서 가졌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걱정이 되었지만, 많은 회원의 기도 탓인지 차에서 내리면 비가 오지 않았다. 봄이 무르익은 산천은 흐린 날씨였지만 싱그럽고 화려했다.

소수서원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40에 소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어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사액이란 임금이 서원의 이름을 지은 편액을 내려주는 일이다.

청령포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잔다리길 61-1에 있는 단종의 유배지이다. 앞면은 강물이 휘감아 돌고 뒷면은 절벽으로 되어있다. 단종은 12세에 즉위하였으나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권을 찬탄하여 단종 3년(1455년)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주변에서 단종 복위 운동을 펼친 것을 기화로 사육신이 모두 죽임을 당했고, 17세 때 노산군으로 강등되면서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다. 권력이 무엇인지 권력다툼에 결국 사약을 받고 젊은 나이에 죽임을 당했다. 참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의 어소 조형물이다. 김황태 기자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의 어소 조형물이다. 김황태 기자
단종의 유배지 어소를 향해 비스듬히 누워있는 소나무이다. 김황태 기자
단종의 유배지 어소를 향해 비스듬히 누워있는 소나무이다. 김황태 기자

단종어소에 마련된 책을 읽고 있는 어린 단종 조형물을 보니 비통하고 슬픔이 앞선다. 처소를 향해 인사를 하듯 비스듬히 누워있는 소나무가 자연현상이라지만 이 또한 슬프다. 주변에는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할 때 설화를 간직한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 제349호 소나무가 있다. 하늘을 향해 뻗은 600년으로 추정되는 두 갈래 소나무의 기상이 장대하다. 꿈을 펼치지 못한 단종이 이 소나무에 걸터앉자 쉬었다지만 단종의 오열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관음송의 유래가 이 또한 슬프다.

청령포 단종의 유배지 관음송이다. 김황태 기자
청령포 단종의 유배지 관음송이다. 김황태 기자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하루였지만 상큼한 봄내음이 물씬나는 상쾌하고 아름다운 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