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수변공원(月光水邊公園)을 ''달빛호수공원'으로
월광수변공원(月光水邊公園)을 ''달빛호수공원'으로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3.04.14 06: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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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쉬운 우리말로 개명
무릇 관광지는 뭐니뭐니해도 스토리텔링이 가미되어야 한다. 장소 이름이 딱딱한 느낌의 한자어 일색인 월광수변공원(月光水邊公園) 보다는 어린이들도 그 이미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정겨운 우리말로  바꾼다면 보다 친근하고 상상력과 호기심으로 예술적인 감성을 자극하여 이곳을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싶어할 것이다. 공모를 통해 좋은 이름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달빛호수공원'은 어떨까?

달서구는 저수지 탐방로를 데크로 조성했고 지난해 1월에 산쪽의 나머지 구간도 숲속에 데크길을 만들었다. 그에 맞춰 몰려들 인파를 감안해서 제2, 제3, 제5주차장도 조성했다.
'도원지 순환산책로'는 숲속 데크길로 쾌적하고 저수지와 수변공원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수려하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월광수변공원은 달서구가 '사랑의 테마'공원으로 컨셉을 정해 각종 하트 모양, 결혼반지 모양등 조명까지 갖춘 상징물을 설치하고 해마다 사랑의 커플 맺어주기 행사도 개최한다. 공원 곳곳에 시비(詩碑)도 서너 개나 있다. '동무생각'을 작곡한 박태준의 두상(頭象)과 음향장치도 있다. 

청룡산과 삼필봉을 잇는 수밭골은 도심과 인접한 천혜의 자연경관이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계곡을 따라 사철 졸졸 시냇물이 흘러내려오고 다양한 수종의 산림이 우거져 굳이 차를 타고 먼 산을 찾을 이유를 못 느낀다. 팔부 능선쯤에는 화전민 부락도 있어  지금도 서너 가구의 주민이 살고있다.

  골짜기를 더 오르면 다래덩굴 자생군락이 있어 다래꽃이 필 즈음이면 그윽한 향이  춘정을 자극한다. 복사꽃과 관련된 '도원동'이란 지명도 정서적인데다 저수지 위아래 동네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들이 아직도 싱싱하고 우람하게 버티고 있다.

2. 상화로 문화거리와 연계
저수지 아래는 민족 시인 이상화를 기리는 대로가 있다. 현행 도로명 주소로 저수지 아래 동네는 '상화로'를 쓴다. 가까운 거리(2km)에 이상화 문중묘원(이장가)과 이상화기념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거리에 선사시대 유물이 출토된 선사 유적지도 있다. 달서구가 두 곳을 망라하여 이미 '상화로 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나는 사업 초기 2년간 민간추진위원으로 위촉되어 의견을 제시한 적도 있다. 특히 탁상에 앉아서 추상적으로 의견을 나누기보다 현장을 두루 답사하면서 아이디어를 개발해 보자고 건의하여 둘러보았다. 다만 주무부서가 문체부의 예산 지원 조건인 '주민 의견 반영' 부분을 너무 구색만 갖추는 요식행위에 그치고 외부 업체에 의존한 경향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3. 백일장, 또는 문학공모전으로 승화
이보다 더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기자가 제안하건데, 이상화기념관에서 출발하여 상화로 문화거리를 따라 탐방하고 (가칭) '달빛호수공원'에 도착하면 백일장을 개최하는 것이다. 달서구민만이 아닌 대구시민, 나아가 참가한 전국민을 대상으로 운문(詩), 산문(隨筆) 백일장, 혹은 공모전을 개최한다면 문학인이 아니라도 시심이 발동히지 않을까. 이를 홍보하면 큰 호응을 받을 것이다. 작품성이 인정된 좋은 수상 작품을 데크길 곳곳에 게시하면 문화적인 면에서도 기여가 클 것이다. 
사실 백일장은 다른 행사에 비해 큰 예산이 들지 않는다. 
기껏 상금 기백 만원, 심사비 약간이면 된다. 물론 예산 사정이 허락한다면 조금 큰 현상금을 걸면 더욱 많은 참가자와 수작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