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온에 비까지 내려 개화시기 앞당겨
4.15 부터 이틀간 '비슬산 참꽃문화제', 5.7까지 셔틀버스 무료 운행
높은 지대라 꽃 색깔 선명해
"그제까지 꽃봉오리만 몽실몽실 맺혔는데 어제 내린 비가 개화의 신호탄인 양 일제히 꽃잎이 벌어졌답니다." 프론트 직원이 흥분된 목소리로 설명한다. 아마도 이상 고온에 어제 내린 비가 개화 시기를 확 당긴 것 같다며 덧붙인다.
비슬산 아래 아젤리아호텔 로비에 있는 대형 화면에는 정상에 설치된 CCTV 가 찍어 보내는 비슬산 참꽃군락지 현장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참꽃과 전망대와 데크길을 오가며 사진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발길을 재촉한다. 호텔명 '아젤리아(azalea)'가 우리말로 진달래이다.
마침 정상으로 오르는 셔틀버스도 5.7까지 무료로 운행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평일인데도 꽤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달성군은 다음 주말인 4.15~4.16을 '비슬산 참꽃문화제' 기간으로 정하고 진입도로 확장공사 마무리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는 개화 시기를 정확히 맞춘 듯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탄 전동차가 꼬불꼬불한 갈지자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달려 해발 1,000m 고지의 정상으로 향한다. 오르는 도중 군데군데 핀 참꽃의 진한 분홍색이 선명해서 눈에 확 들어온다. 그것만으로도 여성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사람들은 대견사에 모셔진 부처님 진신사리에 합장하는둥 마는둥 급한 발길로 참꽃군락지로 향하는 돌계단을 오른다. 선명한 분홍색 참꽃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입에서 탄성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 아직은 30% 정도만 피었지만 어쩌면 활짝 다 핀 것보다 이 상태가 '미완의 미'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 어른 키보다 큰 나무 사이로 데크 길이 나 있어 지나가는 행락객의 모습이 꽃밭에서 보이다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때를 잘 맞춰 온 것 같다. 미세먼지로 먼 산봉우리가 희미한 것 말고는 더없이 멋지다. 내일 꽃샘추위가 덮친다는데 부디 냉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상에서 만난 신노우씨(69, 화원읍 본리리)는 스마트폰으로 연신 셔터를 누르며 감탄과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