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선택
합리적 선택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3.02.08 17:4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대로부터 악의적인 공격을 받았을 때 감정적인 반응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악의적인 공격이 왔을 때 대답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우며 곤란한 지적을 피하고 지나치게 모욕적인 대꾸도 피하는 것이 좋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을 ‘합리적 선택(prohairesis)’이라고 했는데 굳이 풀이하자면 덕성(德性)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감정에 싸이지 마라. 모든 정의의 명령 앞에 굴복시켜라. 모든 현상에 맞서 당신의 신념을 보호하라’고 했다. 욕망의 충동이 밀려올 때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과연 이것을 누가 통제하고 있는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어느 정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충동과 대응은 과연 ‘합리적’인가의 의심을 갖는다. 당(黨)자는 무리를 뜻한다. 무리는 여럿이 모여서 한 동아리를 이룬 사람들이라고 사전은 말한다. 그런 당 안에서 억압과 대결과 경합이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너무나 적나라(赤裸裸)하다는 감정을 숨길 수 없다.

검찰공화국이란 표현을 들어보긴 했지만 그 속뜻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토록 적나라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재명씨의 시장이나 도지사 시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의혹꾸러미를 처음 접했을 때는 ‘비리가 없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근자에 수십 건 수백 건의 압수수색을 보면서 검찰공화국이라는 것을 전제로 오히려 없는 비리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도 있겠구나하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유일한 선(善)이 아는 것이다. 라고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했다. 임은정 대구지검 검사는 2001년 검사로 임관한 후 지금까지 검찰의 양심을 외치고 호소하면서 검찰조직 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의 저서 ‘계속 가보겠습니다’의 내용 중 ‘나는 고발 한다’의 부분에서 2019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십 여건의 고발 내용을 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어떤 일이든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검사들과 침묵의 카르텔은 상상만 해도 소름끼친다.

구중궁궐 안에서 어떤 음모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백성들은 상상하지 못한다. 백성들의 삶은 너무 팍팍해서 일 년 내내 소리내어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한번 웃어보지도 못한다. 그런 무지렁이 백성을 개 돼지 취급하는 집단이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든다 해도 찍 소리 못하는 지식인들을 과연 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확증편향에서는 플러스는 '나'고 마이너스는 '너'다. 더하기만 하거나 빼기만 하면 균형이 잡히지 않는다. 더하고 빼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합리적인 선택이다. 갈릴레오가 죽을지도 모르는 재판정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합리적 선택으로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고 또 말해야만 건전한 사회가 지탱될 것이다. 나는 합리적인가. 그리고 당신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