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하게 살펴 보아야할 복지제도
세밀하게 살펴 보아야할 복지제도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08.26 11: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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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촘촘한 그물망이 필요하다

어떤 법률이나 제도이건 완벽한 것은 없다. 하나마나한 말이지만 하나마나한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가슴을 짓누르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만들어진 것에 미비한 점이 있다고 지적받고 검토해서 시정할 것을 즉시즉시 시정하였더라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이 생기고 있으니 더욱 답답하다. 최대한 빨리 머뭇거리지 말고 걸맞은 보완이 미룸 없이 시행되었더라면 모두가 슬퍼할 일들이 덜 생기지 않았을까.

모든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마치 요술 방망이처럼 걸핏하면 끌어다대는 헌법에 국민의 기본권 조항이 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인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등(等) 한 글자를 두고 다투는 위정자들에게 이 조항을 해석하라 하면 또다른 기발한 해석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평범하고 상식적으로 해석한다면 기본적인 인권에 최소한 굶어 죽거나 굶어 죽을 지경이 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아니겠는가.

세 모녀의 비극적인 사건을 보노라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가눌 수가 없다.

어찌 살고 싶지 않았겠는가.

어찌 아프지 않고 단 하루만이라도 지내고 싶지 않았겠는가.

어찌 한 끼니라도 걱정 없이 배불리 먹고 싶지 않았겠는가.

기본적 인권이라는 표현이 너무 사치스러운 것 같아 더 마음이 쓰리다. 한 하늘 지붕을 이고 산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

지금의 삶들이 극단적 이기주의라고 한다면 욕먹을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이웃의 삶이 어떤지를 살펴볼 일이다. 남의 아이지만 내 아이를 돌보듯 울음소리가 들리면 귀 기울여 들어보고, 외로이 혼자 다니는 아이를 보면 미소짓는 모습으로 가까이 가서 살펴볼 일이다. 이웃 노인의 소식이 궁금하면 한 번쯤 문을 두드려 볼 일이다. 그래서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 나라에 알리는 역할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천망회회소이불루(天網恢恢疎而不漏)라는 말은 노자(老子) 73장에 나오는 말인데, 하늘의 그물은 커서 성긴 듯하지만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빠트리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인간들을 말함이고 죄 짓지 않고 사는 선량한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 하리오. 노자는 정치가 찰찰(察)하면 백성은 결결(鈌)하다고 했다. 여기서 찰은 잘못을 걸러내는 찰이겠지만 세밀하게 살피는 것도 포함한다. 찰찰할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촘촘하게 챙겼으면 좋겠다. 백성이 모두 만족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백성이 없을 만큼은 촘촘했으면 좋겠다. 삼가 세 모녀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