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목적은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것
외교의 목적은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것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2.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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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동맹을 굳게 지켜 나라의 안보를 튼튼히 해야,,
조원일 대사와 베트남의 등소평 '도모이' 서기장

 

외교란 무엇인가 ?

국가이익이란 개념은 근대국가에서 생겨나 16세기 마키아벨리와 17세기 프랑스 리셀류 추기경이 깨닫기 시작한 개념이다. 마키아벨리는 시민 다수가 계몽되기 이전 16세기 이태리 도시국가의 목적이 정치와 문명의 발전시키는 것이므로 지도자는 정치와 경제의 혁신을 추구하고 실증주의 과학방법(귀납법)으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해야 한다고 했다.

권력을 견제해 부패를 방지하는 민주공화제가 군주제보다 더 낫고, 지도자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 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포퓰리즘의 위험을 경계 했고, 외교가 중대한 일임을 강조했다.

국민 대다수가 문맹이던 신생 독립국 시절 우리나라에도 그런 자격을 갖춘 훌륭한 지도자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시민 각자가 자유를 누려야 사회가 발전한다는 원리를 깨우치지 못하고, 이조를 멸망으로 이끈 성리학과 사대주의의 폐단을 다수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던 때에 "모두가 나누어 가진다"는 공산주의자들의 거짓 선동에 현혹된 다수 국민은 사회주의가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 때 천지개벽과 같은 선진 문명인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 제도를 도입한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국민에게 경외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다. 농지나 산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농사짓는 것보다 수백 배 소득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조상 의 묘지를 파헤쳐 이전하면 불길하다는 미신을 믿는 국민 대다수는 고속도로 건설에 열중하는 천재 대통령 박정희를 이해하지 못했다.

세계은행 총재와 전문가도 자동차 수가 많지 않은 나라에 고속도로 건설은 낭비라고 부정적 발언을 해 국민의 의혹을 부채질 했고, 야당대표들은 기를 쓰고 박정희의 원대한 비젼에 훼방을 놓았다. 또 주한미군 철수가 공론화되던 1970년대에 유신 체재릏 갖추고 중화학공업을 육성해 무역입국을 성공시킨 박정희 대통령을 국민이 두려워 할 수 밖에 없었고 야당인사들은 그를 끌어 내리려고 발버둥쳤다.

위대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원대한 경제사회 개발전략의 기조를 굳건히 지켜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공을 세운 전두환 대통령 역시, 다수 국민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17세기 유렵의 전쟁은 개신교 국가와 카톨릭 국가 간의 ‘30년 전쟁’으로 사망자가 450만~800만에 이르렀다. 카톨릭국가인 프랑스의 루이13세와 리셀류(Richeleu) 총리(추기경, 외교관)는 신성 로마제국(오스트리아, 스페인등)이 승리하게 되면 프랑스의 안보와 국력이 위태롭게 될 것이 뻔하므로, 종교적 유대를 완전히 무시하고 개신교 편에 합류해 신성로마제국을 제압한 것은 프랑스가 국가이익을 최고 가치로 삼은 효시가 되었다.

그 결과 신성 로마제국이 쇠락하고, 승전국 프랑스는 국민 국가(nation state)로 거듭나서 후진적 문화인 종족주의나 당파적 집단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종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가이익 개념을 확립했다. 그 덕분에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유럽의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하게 된 네델란드는 자유무역의 선봉에 서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동인도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금융업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항해 자유등 자유무역을 위한 국제법 원칙을 창시하게 되었다. 1648년 Westphalia 평화조약이 주권평등원칙을 도입하자 많은 유럽 국가는 평등한 주권을 누리는 국민국가로 재편 되었다.

이순신은 왜 白衣從軍을 했는가 ?

장수가 백의종군을 하는 것은 죽기보다도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 순신은 세 번이나 백의종군을 해야 했나? 그것은 그가 국가이익이 무엇인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선조가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도망치려 했을 때 “朝臣이 모두 이 땅에서 죽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왕과 신하가 모두 목숨 바쳐 국가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었다.

영웅 이순신은 프랑스의 리셀류 추기경보다 몇 십년 먼저 국가이익 즉 나라를 지키는 것이 이 세상의 모든 가치보다 중요하다고 깨우쳤기 때문이다. 그가 불멸의 영웅이고,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역사적 위인으로 손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이익이란 무엇인가 ?

국가이익은 세계의 수많은 폭군을 제압하고 다스리는 폭군대왕이나 염라대왕과 비교해 볼 수 있다. 폭군대왕의 명령이나 염라대왕의 심판은 절대적이어서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가 없는 것과 같이 국가이익은 아무도 침해하거나 경시할 수가 없다.

이순신 장군이 어떻게 명량해전에서 다섯 배나 많은 왜군 함대를 격파할 수 있었는가? 그가 단신으로 울돌목의 거센 역류를 헤치며 공격하자 왜군 장졸은 염라대왕이 이순신을 돕는 것 같다고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가이익이 무엇인지 모르니 이순신장군이 왜 死必卽生 정신으로 싸우는지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군들이 약소국 안보를 위태롭게 하여 국력을 훼손하거나, 세계평화를 파괴하는 것을 모두 방지할 수 있는 질서를 구축하고, 모든 국가가 자유무역을 통해 번영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려면 폭군대왕(온갖 폭군을 제압하는 대왕)은 경제력, 군사력과 과학. 기술 수준이 세계 최강이어야 한다. 그 뿐더러 soft power(예술 문화 인문)도 특출한 문명국가여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 각국이 그 나라를 추종하게 될 것 이다.

수많은 폭군을 매번 무력으로 제압하기 보다 더 좋은 제도적 방법은, 그들의 침략성을 순화시켜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폭군의 변덕스러운 폭정을 방지할 수 있는 장기적 대책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상 폭군대왕의 역할과 세계질서를 세운 문명은 로마, 영국 그리고 미국문명이다. 현재 이런 힘을 가진 문명국은 미국이므로 우리 외교목표는 오직 미국과의 동맹을 굳게 지켜 안보를 튼튼히 함으로써 우리의 자유와 번영이 지속가능 하도록 해야 한다. 이승만이 기적적으로 한미동맹조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한. 일 관계를 정상화시키고 베트남에 파병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혈맹으로 승화시킨 것은 안보와 국력을 신장하는 국가이익에 따른 것이다. ㅣ

중국이나 북한은 폭군대왕의 엄벌을 받아 마땅한 사악한 집단으로 우리가 항상 경계해야 하는 적성국이고, 그들과 내통하는 것은 반역적 패악이므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 조원일 전 베트남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