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무에 황금빛 옷을 입혀 놨을까
누가, 나무에 황금빛 옷을 입혀 놨을까
  • 최성규 기자
  • 승인 2022.06.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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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감주나무에 황금빛 꽃이 활짝
금호강둑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꽃을 피우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나무로 보일 뿐이었다. 꽃이 피고 나니 저절로 눈길이 머문다. 누가 저렇게 평범한 나무에 황금빛 색칠을 해 놨을까. 그냥 붓 가는 대로 이리저리 마음대로 휘저어 놓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짜 맞춘 듯 질서정연하다. 요즘 강둑길에서 선남선녀들의 눈길을 머물게 하는 ‘모감주나무’다.

모감주나무 꽃이 온통 황금색이다. 최성규 기자
모감주나무 꽃이 온통 황금색이다. 최성규 기자

모감주나무는 한여름에 노란 꽃을 피우고, 나중에는 꽈리 모양의 열매가 열린다. 꽈리 안에는 3개의 씨가 붙었다. 이 팥알만 한 씨로 염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염주나무’로도 불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불교와도 인연이 깊은 나무로 보인다.

비가 오면 모감주나무에서 황금빛 ‘꽃비’가 내릴 것이다. 꽃비를 사뿐히 밟고 가는 아름다운 연인들을 연상해 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고인다.

모감주나무 4개의 꽃잎은 위로 향한다. 최성규 기자
모감주나무 꽃에는 4개의 꽃잎이 있다. 최성규 기자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갈색의 열매가 벌어지면서 씨가 떨어진다. 씨는 싹이 되어 다시 나무가 되고, 황금빛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이전에는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였으나, 요즘에는 공원이나 강둑에 조경수로 많이 심어 흔히 볼 수 있다. 동구 강촌마을 앞을 비롯한 금호강둑에서도 모감주나무의 황금빛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대구 동구 강촌마을 앞 둔치에 모감주나무가 꽃을 피웠다. 최성규 기자
대구 동구 강촌마을 앞 둔치에 모감주나무가 꽃을 피웠다. 최성규 기자

아침부터 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황금빛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면 벌이 아니다. 꽃은 4개의 가닥으로 갈라지고, 가운데에 붉은 빛의 잔털이 있다.

벌도 급빛을 좋아하나 보다. 최성규 기자
벌도 금빛을 좋아하나 보다. 최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