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인 5월 8일까지 매일 불 밝혀
사방이 꽃 천지다. 벚꽃 개나리 복사꽃이 만발하여 사람들을 유혹한다. 코로나19로 찌든 삶에 위로를 주는 자연은 우리에게 늘 고마운 존재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었지만, 자연과 어우러져 멋들어진 풍광을 선물하는 또 하나의 꽃동산이 있다. 바로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동대사(東大寺) 3만3천300개의 연등이다.
동대사(주지 김도산 스님)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541길 85-13에 위치한다. 지하철 2호선 담티역에서 내려 대구구치소와 명복공원(시립화장장) 사잇길로 넘어가면 만난다. 쉬엄쉬엄 걸어서 15분이면 충분하다. 길 양쪽으로 매달린 연등이 걸음을 자연스레 인도한다.
고갯길을 넘어가자마자 넓은 분지 같은 평평한 곳에 동대사가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별천지가 펼쳐지면서 방문객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형형색색의 연등과 그것을 둘러싼 푸른 자연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3만3천300개의 연등을 밝힌 이유는 불교에서 '3'을 길(吉)한 숫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도심에 있지만, 사람들은 뜻밖에 동대사를 잘 모른다. 절이라면 깊은 산 속에만 있는 줄 안다. 이참에 마음먹고 한 번 가보자. 생각 외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 것이다. 동대사는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사찰이다.
기자는 작년 점등식에서 영광스럽게도 직접 점등 스위치를 누른 경험이 있다. 넋놓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점등 담당 기사가 나 한테 스위치를 올려달라는 부탁을 해서였다. 내 손으로 직접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33,300개 연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오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