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웃음으로 여는 웃음 전도사, 임정애 소장을 만나다
하루를 웃음으로 여는 웃음 전도사, 임정애 소장을 만나다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2.01.2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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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타고난 무기
웃음이 마음을 연다
웃음으로 주민화합
관리소장 집무 광경. 최종식 기자
웃음전도사 임정애 소장 집무 광경. 최종식 기자

‘웃으면 복이 온다.’는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금언이다. 웃음이 의학이나 심리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영국의 로버트 버튼 박사는 ‘웃음은 피를 깨끗하게 하는 청혈 효과와 육체를 젊고 활기차게 하며 건강한 삶을 살게 한다’라고 하였으며

1902년 미국의 로마린다 의과대학 설립자 엘렌 화잇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수많은 질병의 원인은 90%가 마음과 스트레스에서 온다고 주장하면서 마음의 즐거움과 기쁨이 건강을 유지함에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심리학자 지그문드 프로이드는 유머, 위트, 웃음은 걱정, 공포, 분노와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방어기제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코로나 팬데믹 환경에서도 웃음으로 하루를 열고 또 웃음으로 하루를 마감한다는 이색 아파트 관리소장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그의 근무지인 장기주공아파트(대구광역시 달서구)를 찾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웃음전도사 임정애(49) 관리소장이다. 소문과 어울리게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아주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한밤중의 보름달처럼 빛났다. 그의 웃음이 주는 신기한 마력에 이끌려 행복한 마음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 안녕하세요. 하루를 온통 웃음으로 보낸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소장님은 어떻게 하여 그렇게 잘 웃으시나요?

▶하하하, 천성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웃음이 무기죠!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비록 가짜 웃음이라도 의학적인 효과로 볼 때 진짜 웃음과 다를 바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많이 웃어 보세요. 복이 올 겁니다.

- 소장님의 어릴 때 장래 희망이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는 데 좌우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저는 장래 희망이 특별히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평범한 생각이었지요. 그리고 제가 살아가는 좌우명은, ‘누구든지 함께 어울려 밝은 삶을 살자,’입니다. 특히 오늘날 같은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어렵지 않습니까?

제가 일하는 관리사무소에서 소장이 얼굴을 찌푸린다면 모든 직원이 다 기분이 좋지 않을 겁니다. 직원 뿐 아니라 관리소를 찾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인이 손님을 맞이할 때 웃음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여성으로서 주택관리사로 지원한 동기를 말한다면?

▶ 주택관리사라는 직종이 신기했고 그 일을 하면 무언가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주택관리사는 요즘은 여성들도 많지만 과거에는 힘이 드는 직종이었지요. 주택관리사 자격시험도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 환경이 좋지 않는 국민 임대 주택에 근무하는 이유와 그 동안 관리소 업무를 담당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말한다면?

▶ 주로 환경이 좋은 곳은 피하고 지금과 같은 국민임대 주택을 택했는데요. 홀로 사시는 독거 노인, 장애인 세대, 홀 부모 가정의 학생들, 조손 가정이 제가 관리하는 대상자들입니다. 하나같이 어려운 사정을 들을 때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들어주고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여기에 온 목적이고 보람입니다. 나름 어려운 문제점을 들고 찾아오면 직원들과 의논하여 그 문제 해결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죠.

문제가 실타래처럼 잘 풀려 감사의 인사를 표해 올 때 관리소장으로서의 뿌듯한 보람을 느낍니다.

 

- 근무 중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말한다면?

▶ 주민들 중 일부 청소년의 경우 그들만의 결핍에 대한 불만을 이유없이 분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은 결핍의 불만을 이유 없이 분출할 때가 허다합니다.

이웃 간에 어울리지 못하고 조금 거슬리는 행동도 참지 못하는 경우를 봅니다. 관리소를 찾아 소리를 지르고 생트집을 부릴 때는 마음속으로는 굉장히 불편하죠. 경찰이라도 불러서 해결하면 쉽지만 그들만의 특징을 볼 때 불쌍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들도 다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다가가면 첫 대면에서 대하는 불만과 쌀쌀한 행동은 어느덧 사라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비록 정겹지는 않지만 미안한 감정을 보일 때는 저희들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음을 느낍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마지막은 웃음으로 결론이 납니다. 웃음이 무기죠.

- 소장님은 표창패가 참 많으시네요. 얼마 전, 지난 연말에도 대구광역시의회 의장상을 받으셨는데 축하를 드립니다. 어떻게 그 많은 표창을 받으셨나요?

▶허허, 부끄럽습니다. 조그만 봉사를 했을 뿐인데 도움을 받는 분들이 입소문을 내다보니 관공서에 알려지나 봅니다. 저의 좌우명에 맞춰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 주위에 어떤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며 주민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찾게 됩니다.

독거노인 세대 방문 및 안부 전화 드리기, 양로원 방문 청소, 재가 노인복지센터 연계 김장김치 담그기, 떡국, 삼계탕 나누기 등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저희 아파트는 서류 작성이 안 되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LH 갱신 재계약 관련 서류 작성, 확인, 등기발송 등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하는 일들도 우리 아파트만의 풍경입니다. 무언가 할려는 사람에게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많을수록 만족도 큽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저는 환경이 좋은 아파트는 지양하고 지금과 같은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봉사하고 싶습니다. 저의 손을 바라는 사회에서 소외된 독거노인, 조손 가정, 홀부모 가정이 제가 감당해야할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부족하지만 열심히 관리소장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주민들이나 관공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임대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저소득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데 남들이 무시한다는 피해 의식이 확연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식 세대는 두 부류로 나뉩니다.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노력하는 가정과 정부 지원금에 만족하고 현상 유지만하는 가정입니다. 정부에서는 수급권자들에게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여 직업을 선택하고 근면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체구는 비록 작지만 그의 다부진 모습에서 풍겨오는 관리소장으로서의 직업의식과 대 주민 봉사로의 강한 의지는 어느 남자들 보다 강함을 느꼈다.

웃음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 웃음이 번져 가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빌어본다. 

‘밝게 어울려 사는 삶을 살자’라는 그의 좌우명이 주위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웃음전도사, 그가 받은 표장장 모습. 최종식 기자
웃음전도사 임정애 소장의 표창장. 최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