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례국에서 효의 근본을 찾다' 세미나 개최
'습례국에서 효의 근본을 찾다' 세미나 개최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2.01.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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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례국(習禮局)은 '예를 익히는 판'이란 뜻
향토 출신 유학자 탁와 정기연 선생이 창안
여자와 아이들에게 제사상 차리는 법 가르치기 위한 놀이
이틀에 나누어 주제 발표와 놀이 체험 세미나
인터넷 게임으로도 개발 보급 계획

지역문화와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인재교육 세미나가 '습례국에서 효의 근본을 찾다'란 주제로 개최되어 지역의 관심을 모았다. 향토 유학자가 창안한 놀이를 발굴하여 효의 근본을 찾아보려는 목적에서다. 1월 19일과 1월 21일 양일에 걸쳐 경산시 원효로 소재 '스페이스 샘'에서 열린 세미나는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와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의 후원으로 경북대학교 SW(소프트웨어) 교육원이 주최·주관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습례국놀이를 직접 해보고 있다. 권오훈기자
세미나 참석자들이 습례국놀이를 직접 해보고 있다. 권오훈기자

 

이번 세미나는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장인 정병호 교수의 '탁와 정기연의 생애와 사상' 기조 강연에 이어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임귀희 이사장의 '습례국 놀이의 필요성과 이해',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 이상희 기획실장의 '습례국 놀이의 규칙과 원리 이해' 강연으로 이어졌다.

경북대 퇴계연구소장인 정병호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권오훈 기자
경북대 퇴계연구소장인 정병호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권오훈 기자

 

 

창안자와 놀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거친 참석자들이 편을 갈라 최대한 문헌에 제시한 방법을 살려 놀이를 시현해 보았다. 놀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여성은 한복을, 남성은 유복을 갖춰 입었다.

전통놀이 명장인 임영수 향토문화 박물관장도 세종시에서 달려와 아침부터 강연을 듣고 놀이 시연까지 함께 참여했다. 놀이를 직접 해본 참석자들은 모두 놀이에 빠져 재미있어 했다.

탁와 선생의 증손이기도 한 SW교육센터 정원일 교수는 습례국 놀이를 인터넷 게임으로 개발하여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효' 사상을 진작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배부된 팜플렛 책자 표지. 권오훈기자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배부된 팜플렛 책자 표지. 권오훈기자

 

 

습례국은 향토 경산에서 후학 양성과 저술 활동에 주력한 조선말 대 유학자 탁와 정기연 선생이 1919년에 창안했다. 그는 특이하게 일찍이 송시열의 9대손인 송병준과 병순 형제분께 사사하여 영남에서 기호학파의 학맥을 이었다.

그는 11책 22권의 방대한 문집을 저술하였다. 고유의 유학 전통을 계승하면서 시대 변화에 적응한 실용성을 강조했다. 일제의 합병에 항거하여 순절한 스승의 뜻을 이어 끊임없이 항일의 글을 썼다. 유학자이면서도 한자 사용만 고집하지 않고 한글을 수용하였다. 그의 저서 중 하나인 『탁와집』 「권14」에 수록된 〈습례국도설〉은 그 시대로서는 드물게 한문과 언해본이 함께 실렸다. 아녀자들이 읽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후손이 보관해 오다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에 맞춰 기증하였으며 2016년 12월까지 전시하다가 현재 유물의 안정화를 위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사)한국인성예절원은 올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연계 인성체험 수업에 이 놀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임귀희 이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임귀희 이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임귀희 이사장은 "제사가 단순히 귀신(선조)을 섬기는 일이 아니고 내 몸을 주신 부모와 조상의 은혜를 잊지않고 기리는 효행인데,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백행지본(百行之本)인 효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식의 도리인 효도는 부모님 생전에만 하는 게 아니고 내가 살아 있을 때까지 하는 것인데 놀이를 하면서 효 정신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9년도에 (사)나라얼연구소에서는 한문학자이기도 한 조원경 이사장이 『탁와집』 11권을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하며 ‘경산의 대유학자 탁와 정기연 선생의 발견’이란 주제로 학술강좌를 개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