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패러디] 저승이 바로 저기다
[유머&패러디] 저승이 바로 저기다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1.10.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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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둔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살면서는 돈이 없어 못 쓰고

죽을 땐 다 못 쓰고 죽고

 

택시비 아낀 주식투자

한방에 말아 먹고

 

자식 키울 땐 판검사 의사

키워보니 맘대로 안되고
 

젊어서 돈 벌 땐 아끼느라 못 먹고

늙으면 이가 시원찮아 못 먹고
 

직장 며느리 얻어 온 동네 자랑 자랑

늦 팔자에 애 보느라 골병이고
 

어쩌다 생긴 자식 용돈 

탈탈 털어 손자 신발 사주기 바쁘고

 

손자 안 볼 때는 눈 빠지게 보고 싶고

와서 뺑뺑이 치면 정신 사나워서 가면 더 반갑고

 

효도 관광 고맙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뼈다구만 아프고

내 몸 아파 병상에 눕게 되면

갈 곳은 딱 한 군데 창살 없는 요양원
 

맡겨둔 은행 돈 몽땅 빼내

​내 몸 위해 쓰고 건강하게 살고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