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둔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살면서는 돈이 없어 못 쓰고
죽을 땐 다 못 쓰고 죽고
택시비 아낀 주식투자
한방에 말아 먹고
자식 키울 땐 판검사 의사
키워보니 맘대로 안되고
젊어서 돈 벌 땐 아끼느라 못 먹고
늙으면 이가 시원찮아 못 먹고
직장 며느리 얻어 온 동네 자랑 자랑
늦 팔자에 애 보느라 골병이고
어쩌다 생긴 자식 용돈
탈탈 털어 손자 신발 사주기 바쁘고
손자 안 볼 때는 눈 빠지게 보고 싶고
와서 뺑뺑이 치면 정신 사나워서 가면 더 반갑고
효도 관광 고맙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뼈다구만 아프고
내 몸 아파 병상에 눕게 되면
갈 곳은 딱 한 군데 창살 없는 요양원
맡겨둔 은행 돈 몽땅 빼내
내 몸 위해 쓰고 건강하게 살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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